인원 278명 줄고 학생도 비용 부담해야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실습(옛 전문대학생 해외인턴십)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선발인원도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대학생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던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전문대학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교과부 전문대학정책과 오석선 사무관은 지난 20~21일 안산1대학에서 열린 ‘전문대학생 글로벌 현장실습 담당자 직무 능력 향상 과정’ 워크숍에서 “올해와 비교할 때 예산은 50억원에서 10억원 정도 줄어들며, 선발인원도 678명에서 278명 축소된 400명만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고에서 전액 지원하고, 대학이 해당금액의 20%를 대응투자하는 이전 방식도 변한다. 4년제와 마찬가지로 대학 50·정부 50에 학생도 일정 부분을 부담하는 형식이다. 오 사무관은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고, 12월 국회 예산심의를 거쳐야 확실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대학은 이와 같은 예산 삭감에 대해 “사업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특히 학생이 일정 부분을 분담하게 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컸다. 권혁경 안산1대학 해외인턴십사업단장은 “이번에 해외인턴십을 나간 학생들을 조사해 보니, 인턴십 프로그램의 도움 없이 해외를 나갈 수 있는 학생은 10%에 불과했다”며 “이런 기회가 없다면 해외로 나가 글로벌 감각을 익힐 수가 없다. 친서민정책을 외치는 MB정부의 기조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해마다 사업비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도 “올해 10억원이 줄었으면 내년엔 또 10억원이 줄어 결국 사업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글로벌 현장실습 예산이 이처럼 삭감된 데에는 그동안의 운영과정상 문제들이 계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감사원 조사 결과, 학생의 일부가 출국조차 하지 않고 지급받은 국고보조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입국심사에서 입국이 거부되자 지원받은 국고보조금을 사적인 여행비용이나 어학연수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난 2005~2009년까지 해외인턴십 미수행자는 7명, 중도포기자는 55명에 달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관련된 문제들이 제기된 바 있다.

전문대교협의 이명주 대외협력부 대리는 이와 관련해 “감사원에서 해외 인턴십으로 적발된 것은 지난해 8월의 일인데 올해 갑자기 기획재정부 예산에 반영됐다”면서 “그동안 글로별 현장실습이 사후관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워크숍에서 실무자들의 여러 가지 의견을 모아 글로벌 현장실습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워크숍에는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실습 담당자 78명과 전문대교협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영국 직업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현지 대학과 커리큘럼에 대해 설명했다. 17명의 한국 학생이 연수 중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컬리지(Westminster Kingsway College)의 니콜 바버(Nicole Barber) 부총장은 파견국 현지에서 생기는 한국 학생들의 다양한 불만과 해결책을 들려줘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기중·조용석 기자 gizoong·chojuri@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