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교수 파견, 소수 정예 교육으로 입지 다져

“한국어의 세계화야 말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구현하는 지름길이지요. 해외로의 한국어 전파에 힘을 보탤 수 있으니 늘 보람차고 감사해요.”

안경환 조선대 호찌민 세종학당장(영어과 교수)은 “한국어의 세계화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대는 지난 2008년 10월 베트남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 내에 호찌민 세종학당을 설립, 지난달 개원 2주년을 맞았다. 베트남어·문학으로 학·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안 학당장은 호찌민 세종학당의 설립에서부터 교육 프로그램 수립, 운영까지의 전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베트남으로의 한국어 전파에 힘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베트남 외국인 투자 순위 1위를 점하고 있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으로 취업하는 베트남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요. 그런데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인은 다른 동료들보다 최소 2배 이상 급여를 더 받는 등 윤택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요.”

이처럼 한국어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호찌민 세종학당은 체계적인 학습·교육 프로그램으로 베트남 최고의 한국어 교육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안 학당장은 “조선대에서 직접 한국인 교수를 파견하고, 학급 당 정원을 15명 이내로 조정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모든 교육 과정을 수료했더라도 별도의 시험을 치른 뒤, 이를 통과한 학생에게만 수료증을 발급하고 있다”며 “교육 프로그램이 우수하다보니 현지 대학에서 한국학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찾아와 수강할 정도”라고 뿌듯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호찌민 세종학당의 성공적인 운영에 힘입어 올해 9월 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 동양학부에 속해있던 한국학 전공이 한국학과로 별도 분리·독립됐다. 베트남 대학에 한국학과가 개설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이와 함께 호찌민 세종학당을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던 중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개의 세종학당을 설립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발표됐고,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인증기관으로 선정돼 향후 3년간 총 1억 2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밝혔다.

호찌민 세종학당이 베트남 내에서 성공적으로 기반을 잡았으나, 보완해 나가야 할 점도 있다. 안 학당장은 “강의실 부족으로 수강생을 더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제일 크다. 또 강의실을 확충하게 되면 수강생이 늘어나 강사진이 부족해진다”며 “현재 조선대에서 베트남 현지인 교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다. 현지인 한국어 강사진을 꾸준히 양육하다보면 상황이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엔 “베트남 고교에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선택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학당장은 “3년 여 전부터 베트남 정부와 고교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관한 논의를 벌여왔다.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베트남 고교에서의 정식 과목 채택은 한국어·문화 전파의 확실한 밑거름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학당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베트남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과 애정도 부탁했다.

“베트남에는 한류 열품이 강하게 불고 있고, 이에 따라 현지인들의 생활 패턴까지 한국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관심과 친근감도 상당하지요. 베트남은 몽골 제국·프랑스·미국 등 세계 강대국과 싸워서 져 본적이 없는 강인한 국가입니다. 또 향후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선 베트남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게 필수에요. 우리나라 국민들도 베트남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베트남에 대한 관심은 가까이에 있는 다문화 가정이나, 유학생들을 애정 어린 태도로 대해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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