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 지형 공고화...탈락대학 '심란'

교과부가 사이버대 3곳에 특수대학원(석사과정) 설치를 지난달 25일 인가하면서, 내년부터 사이버대학원 경쟁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작년에 인가를 받은 한양사이버대와 서울사이버대·경희사이버대 등 이른바 ‘빅3’의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대 지형이 더욱 공고화할 전망이다.

■‘당연’ 속 ‘의외’=올해 사이버대 특수대학원 인가 결과는 ‘당연’과 ‘의외’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6월 교과부가 대학원 신청을 받고 난 이후 줄곧 “서울사이버대나 경희사이버대 한 곳만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는데, 그만큼 인가조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특수대학원을 신청한 5개 대학에 대해 3개월간 서면심사·현지조사·전체 심의회의 등을 진행했다. 5개 대학은 하나 같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결과는 ‘당연’이었다. 경희사이버대는 호텔관광대학원(60명)·창조산업대학원(80명) 설립으로 140명을, 서울사이버대에는 휴먼서비스대학원(60명)·상담심리대학원(60명) 설립으로 120명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한양사이버대와 자연스런 3강 구도를 이루게 됐다.

웰빙문화대학원(48명) 설립을 인가 받은 원광디지털대의 경우는 ‘의외’로 꼽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조건이 까다로워 막판까지 경희사이버·서울사이버대 두 곳 외에 다른 곳은 인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기 때문.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원광디지털대가 선정이 됐다.

당사자인 원광디지털대는 “의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특성화를 염두에 둔 전략이 유효했다는 것. 한재성 기획팀장은 “대표적인 학과, 경쟁력 있고 학부에서도 검증된 것을 하나만 집중한 게 주효한 것 같다”며 “대학원 명칭에도 ‘웰빙’을 썼듯, 자연관광학은 웰빙의 이미지가 강하다. 심사에서도 이런 특성화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교원의 역량이나 교육여건 역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켰다. 한 팀장은 “작년 대비 교원연구실적을 100% 이상 보강했다. 대학원 인가를 전제로 물적 시설을 많이 구축했고, 화상 세미나실이나 약선 실습실 등에 많은 예산을 쏟았다”고 밝혔다. 웰빙문화자연관광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마땅한 오프라인 대학원을 찾아다니는 실정이어서 정원 채우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빅3구도 굳어지나=사이버대학원을 보유하게 된 한양사이버·서울사이버·경희사이버대 등 이른바 ‘빅3’는 자연스레 3강 구도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허묘연 서울사이버대 대학원장은 “그동안 사이버대가 고등교육법 이관과 각종 평가 등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편차를 보인 게 사실”이라면서 “사이버대학원은 이제 그 편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허 대학원장은 “향후 자연스레 도태되는 사이버대도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빅3 사이버대는 교육의 질에 대해 고민하겠지만, 그 외 사이버대학은 학생모집이나 재정 문제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경희사이버대 대학원설립기획단장은 “실시간 화상시스템 및 UMM을 이용한 대학원 논문지도시스템이라던가, 철저한 이러닝 사례 및 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설계한 역량기반 전공교육과정 등은 기존의 어떤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대학원이 실시하지 않았던 새로운 교육의 모습”이라면서 “사이버대학원 인가는 온라인 교육으로 석사까지 줄 수 있는 교육적인 수준과 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평생교육법상 사이버대였는지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였는지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대학원이 있는 사이버대냐, 대학원이 없는 사이버대냐로 나눠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빅3 이외 사이버대는 다소 심란한 분위기다. 신청했다 떨어진 대학들 중 일부는 “빅3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모 사이버대 관계자는 “사실상 사이버대학원은 조건이 까다롭고 금액면에서 볼 때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대학원을 신청했던 이유는 빅3 경쟁구도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 두려워서였다”고 말했다.

“대학원이 그다지 필요치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다른 사이버대 관계자 역시 “사실은 대학원 규정 자체가 까다로운데다가, 운영에 노하우가 필요하다. 솔직히 몇몇 사이버대는 자유로이 대학원을 개설한다 해도 운영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