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유리한 학과·과목 인기, 순수·기초 학문 외면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교육이 취업에 유리한 학과 또는 과목은 인기를 얻는 반면 이공계 또는 순수·기초 학문은 외면 당하고 있어 대학교육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교육위원회 권철현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4일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졸업한 전국 80개 고교 이과 출신 학생 중 수능 상위 10등 이내 학생들의 대학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공계열 진학률보다는 취업이 용이한 의·약학 및 사범계열 진학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또 부산대, 서울대 등 20개 대학의 폐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역시 취업·재테크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학과나 수업은 폐강과목이 적었지만 이공계 또는 순수·기초학문은 폐강과목이 많았다고 권 의원은 지적했다. 권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수능 10등 이내의 전국 8백명 이과 출신 학생들은 의·약대(27.88%), 사범계열(17.75%) 등 47%가 취업이 용이한 비이공계로 진학했으며 41.25%만이 이공계로 진학했다. 또 비교적 취업 걱정이 없는 사관학교와 경찰대로 진학한 경우도 있어 결국 취업난에 의한 우수 이공계 학생들의 이공계 이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별 수강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권 의원이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서울대, 숙명여대 등 20개 4년제 대학의 2004년 1학기 기준 폐강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의약, 사범, 상경 등 인기학과 계열은 폐강과목이 적은 반면 이공, 인문, 예·체능 등 순수·기초 학문 중심의 비인기계열은 폐강과목이 많았다. 실제 20개 대학의 계열별 폐강과목 총 1천864개 과목 중에서 이공계 과목이 6백70개, 인문계 과목이 4백21개 등이었으며 사범계 과목은 65개, 의약계 과목은 26개 등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부산대와 서울대의 경우 전통적 인기학과나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의 전출 현상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취업이 용이한 학과가 선호되고 있다”면서 “이공계 우대 분위기 조성, 산학협력 강화로 이공계 학생들의 계열 이탈 현상을 방지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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