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취업률 50% 이상··· 체계적 취업관리시스템 필요

대학원생에 대한 취업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주요 대학 석·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취업자는 50%를 넘는다. 대학원 졸업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취업 관리는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일 ‘세계 수준 대학원의 강점과 국내 대학원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숭실대·인하대·중앙대 대학원 연합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김용호 인하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학부생 중심 취업 프로그램은 많지만 대학원생 대상 프로그램은 전무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미국·영국 등에서는 대학원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을 도와주는 공식 기구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주로 교수나 학과 단위로 대학원생 취업을 돕고 있는 형편이다. 선진국에 비해 취업문이 좁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대학원에도 체계적 취업 서비스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처음부터 취업을 염두에 두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를 졸업했는데 미취업 상태인 경우 ‘경력’을 인정해 주는 대학원 진학을 차선책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학부와 비슷한 수준의 취업 관리 시스템과 프로그램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수도권 A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취업한 한 졸업생은 “대학원 수업과 취업은 별개로 봐야 한다”며 “대학원에서 별다른 취업 관련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혼자 알아보고 준비해 취직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원 전국대학원장협의회장(숭실대 대학원장)은 “그동안은 지도교수가 대학원생의 교육뿐 아니라 취업 지도까지 일일이 신경을 썼다. 때문에 취업 관리 시스템이 없었다”며 “이제 대학원생도 많아지고 취업 분야나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체계적 관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학부에서는 경력개발센터 등 취업 전담 부서가 운영되고 있다. 대학원에도 이러한 취업 전담 부서를 독립적으로 만들거나 학부 부서의 관리 범위를 대학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대학들은 대학원생을 위한 취업 지원 시스템을 이미 갖춘 상태다. 연구중심 대학으로 분류되는 유명 해외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하버드대는 OSC(Office of Career Services)에서 대학원 졸업생과 졸업 예정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옥스퍼드대도 ‘The Careers Service’란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선 매년 석사학위 취득자의 경력 계획에 관한 행사를 열어 대학원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용호 교수는 “하버드대는 대학원생을 위한 개별 상담사를 배치했고, 옥스퍼드대는 석·박사학위 취득자를 구별해 맞춤형 취업지도를 하고 있다”며 “대학측의 체계적 관리가 밑바탕이 돼 이들 대학원 졸업생의 취업 진로는 아주 다양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진 대학원의 취업 경로가 다양한 것은 취업 지원 시스템과 함께 그만큼 수준 높은 석·박사를 배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국내 대학원도 취업 지원 강화와 함께 연구 역량 제고에도 힘써야 한다. 정부는 연구비 지원을 늘리고 학교 당국은 연구 환경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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