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니 정말 큰 행복이지요. 특히 내년은 서울신학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더 큰 소명의식을 갖고, 다방면에서의 변화·개혁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인재를 키워내는 일이라고 보기 때문에 교육 특성화·내실화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고 있어요.”

유석성(59) 서울신학대 총장은 “지나온 100년을 발판으로 앞으로 서울신학대를 세계적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지난 9월 2일 공식 임기를 시작, 이달 취임 4개월째를 맞았다. 7일 서울신학대 총장실에서 유 총장과 만나 취임 후 근황, 대학 발전 계획 등에 관해 들어봤다.

- 취임한 지 4개월째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취임 직후 서울신학대의 발전 목표·계획을 구체화해 지난 10월 14일 ‘비전선포식’을 개최했고, 최근에는 이를 차츰차츰 추진해 나가고 있다. 새 비전의 핵심은 △창조적 기독교 지도자 양성 △지성·영성·덕성이 조화된 교육 △21세기가 요구하는 세계 기독교 명문대학 등의 3대 교육목표로 압축된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 내실화, 연구 활성화, 행정 효율화, 대학기반시설 확충 등 4가지 실천전략을 세워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관련 행사·사업 진행도 한창이다. 특히 100주년 기념관 건립, 기념 사업비 모금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 새 비전의 초점을 교육에 맞췄다. 교육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지난 9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총 10회에 걸쳐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전교생이 필수 수강토록 했다. 사실 인문학 강좌를 구상·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신학대 교수로 부임했던 1990년부터다. 당시 미국 시카고대가 1929년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문학 강좌를 열었고, 이를 통해 세계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접했다. 이때 서울신학대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인문학 교육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번 학기 인문학 강좌에는 김동길 연세대 부총장,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김영길 한동대 총장 등 최고 수준의 강사들을 초빙해 역사·철학·기독교·문학·국제·사회 등 폭넓은 분야에 관한 강의를 실시했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개념임과 동시에 학문·교양·인성의 기초다. 인문학적 교양·지식을 갖춰야만 올바른 사회인, 제대로 된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 앞으로도 매 학기 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수강하게 할 방침이다.”

- 개교 100주년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국제학술대회 △기념 예배·음악회 △동문 홈커밍 행사 △기념 문집 발간 △기념관 건축 등을 준비·추진 중이다. 또 이 같은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사업비 충당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후원금 모금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100주년 기념 사업비 모금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 자리에서 동문 목회자들이 ‘한 달 사례비 드리기 운동’을 벌이기로 약속했다. 또 서울신학대 교직원들도 한 달 봉급을 기부키로 했고 전국 장로회, 전국 권사회, 남녀 전도회 등의 기관과 교회들도 약정서를 전달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후원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100주년 기념사업도 성공적일 것으로 보인다.”

- 신학과 외에 타 학과들은 다소 인지도가 낮은 것 같다

“교명에 ‘신학대’라는 표기가 있어 신학과가 특별히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현재 서울신학대는 학부 내에 신학과, 사회복지학과(주·야), 보육학과(주·야), 영어과(주·야), 중국어과, 기독교교육과, 유아교육과, 교회음악과 등 총 8개 학과를 운영 중이고 내년에는 일본어과를 신설한다. 신학대라기보다는 기독교 이념 위에 세워진 종합대학이라고 보는 게 사실상 더 적합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반 학과들의 내실 강화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외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건학 이념을 충실히 지켜가면서 모든 학과가 조화롭게 발전하고 알려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

-각 대학이 지역사회와의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신학대는 어떤가

“서울신학대는 1974년 서울 충정로에서 부천으로 이전한 뒤 40여 년 동안 부천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서울신학대는 부천종합사회복지관, 보육정보센터, 경기부천소사자활센터, 대학어린이집, 상담센터, 아동발달지원센터 등 다양한 사회봉사 기관의 설립·위탁 운영을 통해 지역민들의 복지 증진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평생교육 활성화·질 제고 △캠퍼스 개방 △각종 사회·교육 봉사 등으로 지역민들의 풍요로운 삶에도 일조하고 있다.”

-각종 대학 평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각 대학의 발전을 위해선 내·외부 평가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방식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각 대학의 특수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게 현행 평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이 있는데, 여기에 종교·예술계열 학교들이 다수 포함됐다. 대학 특성상 많은 졸업생들이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 취업하므로, 취업률 산정 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대학 평가 기준을 세분화해 각 대학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공정’이 실현돼야 한다는 말이다.”

- 앞으로 서울신학대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

“무엇보다 세상에 빛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따뜻한 가슴, 냉철한 머리, 봉사하는 손’이다. 조화로운 지성·영성·덕성을 바탕으로 민족·세계에 대한 소명을 다하는 바른 사람을 키워내는 학교가 됐으면 한다. 기도하고 노력한 만큼 이뤄진다는 것을 믿고, 서울신학대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유석성 총장은…

1951년 서울 출생. 서울신학대에서 신학학사, 한신대에서 신학석사, 독일 튀빙겐대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서울신학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처장, 교무처장, 대학원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한국기독교윤리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본회퍼학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역서로는 <현대사회의 사회 윤리>, <본회퍼신학>, <사형과 인간의 존엄>, <정의와 다원적 평등> 등이 있다.



대담=이정환 본지 편집국장
정리=민현희 기자 mhhph@unn.net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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