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비합리적 처사가 총장실 농성사태 불러

“홍익대 측에서 점심시간이나 휴게시간에 학교 밖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정말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거나 급한 용무가 있어도 외출증을 받아야 하고 그것도 쉽지 않다. 업무시간에 외출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막는지 모르겠다. 최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최후의 방법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홍익대 노조는 지난해 12월 2일 설립했다.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 분회장은 “학교 측에서는 민주노총 소속원들이 외부인이기 때문에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다”며 “빈 강의실이 많았음에도 단 1시간도 대여하지 않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노조설립 전후로 청소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게 학교직원들이 막말과 폭언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아줌마 팔아서 노조운동 하냐’, ‘평생 거지처럼 살아라’등의 말들이 대표적이다. 이 분회장은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우리 청소노동자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심한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분회장은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말했다.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까지 10시간을 일한다. 점심시간과 휴게시간은 임금산정에서 제외되며, 타 대학보다 늦은 시간에 끝난다. 그래서 저녁시간에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한 달에 75만원을 받고 있다. 노조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최소 90만원 이상 받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

또한 그는 ‘입시동원’을 지적했다. 홍익대에서 입시철에 각 고사장 세팅 등 잡무를 청소노동자에게 떠넘겼다. 이에 대한 수당이 체불돼, 현재 홍익대 노조에서 소송준비 중이다.

그는 “정말 월급명세표만 보면 찢고 싶은 충동마저 든다”며 “청소노동자들이 반드시 최저임금만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항변했다.

▶ 이숙희 분회장이 공개한 급여명세서, 75만4350원을 받고 있다.

올해 1월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전격적으로 해고됐다. 용역업체에서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홍익대 측에서 거절하면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숙희 분회장은 “지난 1일 청소노동자들이 학교로 출근을 했다. 그런데 비밀번호는 변경됐고, 사무처 직원이 열쇠를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학교 측에서는 경비실까지 점거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홍익대 노조를 자극, 지난 3일 총장실 점거농성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초래했다. 홍익대에서 해직된 170명의 노동자들과 관계자까지 총 300명이 총장실에서 학교 측의 행태를 규탄했고 사무처에서 농성중이다.

그는 “지금까지 학교 측에서는 대화의 의지가 없었다. 무조건 용역업체에다 얘기하라고 했다”며 “실질적으로 고용을 좌지우지하는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학교 측에서 진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할 때까지 사무처에서 농성을 계속 할 예정”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자인 이사장님의 집도 방문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