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모바일 웹 사이트를 갖춘 대학은 전체 대학 중 12.7%(366개 대학 중 50개)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19개 대학은 평가가 불가능해 나머지 31개 대학만 평가할 수 있었죠. 31개 대학의 평균 점수는 34.7점. 중앙행정기관(51.4점)과 지자체(41.4점) 평균 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가 대학 모바일 홈페이지를 분석하고 모바일 웹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점차 늘면서 모바일 웹 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 대학 모바일 웹 사이트를 점검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행정기관 웹 접근성 평가 위원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기업의 웹 사이트 평가와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수행했다. 그런 문 교수가 행정기관이나 기업이 아닌 대학에 손을 뻗었다.

문 교수는 지난 2008년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홈페이지를 분석한 경험이 있다. 당시 평가는 ‘웹 접근성’과 ‘웹 사용성’을 주요 지표로 이뤄졌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이 불편 없이 웹 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지, ‘웹 사용성’은 웹 사이트 로딩 속도와 링크 에러 정도 등 웹 사이트 성능을 측정하는 지표다. 대학은 100점에 75점을 받았다. 이는 중앙정부기관 평균 점수 80점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대학의 웹 사이트 접근성은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중앙행정기관은 2001년부터 매년 웹 사이트 평가를 통해 수준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반면 기업체는 화려하긴 하지만 웹 접근성이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보다 다소 낮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이런 기업들보다 더 낮은 수준이죠.”

문 교수는 “중앙행정기관은 매년 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개선하려 노력하지만 대학은 누가 시키지 않으면 개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대학가에도 올해는 웹 사이트 변화 바람이 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지침 때문이다.

문 교수는 “최근 교과부에서 각 대학에 ‘웹 접근성 기준을 준수하라’는 공문을 보낸 걸로 안다. 올해는 대학의 웹 사이트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교수는 지난 2000년 3월 웹 사이트 평가 전문기관인 웹발전연구소를 창립하고 행정기관부터 쇼핑몰까지 다수의 평가를 진행했다.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는 웹발전연구소는 2000년 4월 100대 쇼핑몰 평가를 시작으로 △행정기관 웹 사이트 평가(2003·2004·2005·2007년) △공공기관 웹 접근성 실태조사(2006·2008년) △국회의원 홈페이지 평가(2005·2008·2009) 등 지난 11년간 50건이 넘는 웹 사이트를 평가했다. 웹발전연구소는 지난해 6월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문 교수는 “벤처기업 인증은 웹 접근성 평가 기술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전문성 있는 기업임을 강조했다.

가장 자랑할 만한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2002년 당시만 해도 UN 평가에서 15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03년부터 매년 웹 사이트 평가를 거치면서 문제점이 개선됐죠. 그 결과 2010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문 교수는 “이제는 모바일 웹”이라고 힘줘 말한다. 올해 문 교수가 역점을 두고 진행할 평가도 역시 모바일 웹이다. 문 교수는 대학 모바일 웹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올해 말이면 10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모바일 웹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모바일 웹들이 표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분야별 평가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학의 모바일 웹도 예외는 아니죠. 대학이 원한다면 평가 결과는 물론 각 대학 실정에 맞는 컨설팅도 해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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