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시대다. 대학을 나와도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사이버대에 입학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재학생에게 모든 강의를, 졸업생에게 전공 강의를 평생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국사이버대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연임한 이우용 한국사이버대 총장을 만났다. 이 총장은 2010년 9월부터 사이버대 협의체인 원격대학협의회도 이끌고 있다.

이 총장은 “사이버대 교육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버대 역시 이를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담 : 박성태 본지 발행인>


- 평생 무상청강 서비스가 인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경영학만 공부한 학생은 잘 받지 않는다. 심리학부터 사회학까지 폭넓게 공부한 학생들을 선호한다. 저학년부터 폭넓게 공부해야 사고의 폭도 넓어진다. 한국사이버대의 평생 무상청강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은 재학 중 자기 전공분야 이외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다. 전공만 듣지 말고 폭넓게 공부하란 이야기다. 원한다면, 시간만 있으면 모두 강의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졸업 후에는 전공에 한해 계속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졸업해도 새로운 지식이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개념에 맞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반응도 매우 좋았다. 아직은 다른 대학들이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모든 대학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 한국사이버대 특성화분야는 무언가

“우선 소방방재학과를 꼽을 수 있다. 소방 분야 종사자들이나 소방관들이 주로 입학한다. 소방관들은 불이 나면 언제든 나가야 한다. 때문에 오프라인 대학에 다닐 여유가 없다. 온라인이 적절하다 싶었다. 이 분야를 우리가 맡아서 해 보자 해서 개설했다. 특수한 분야다 보니 학생들의 동문회 운영도 잘된다. 비슷한 예로 경찰교정학과나 정보보안학과가 있다. 이 세 학과가 ‘사회안전분야’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고, 성공적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준다던데

“사이버대에 다니는 학생들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직장인도 많다. 사이버대는 평생교육을 위해 출발했다. 돈 때문에 공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한국사이버대를 비롯한 모든 사이버대의 생각이다. 오프라인 대학의 학비감면이 10%대 수준인 데 비해 우린 25%나 된다. 전체 학생 중 장학금 혜택이 60% 정도다. 그렇지만, 콘텐츠의 질 문제와 관련해 무조건 수업료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그래서 정부의 보조는 필수적이다. 사이버대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그렇다.”


- 현재 원대협의 가장 큰 쟁점은

“원격대학협의회는 이영세 대구사이버 총장이 추진했다. 일반대학의 협의체처럼 우리 역시 필요성을 느껴 구성했다. 정책입안 과정에서 우리의 뜻을 알리고 결속 효과도 있다. 현재 원격대학을 지원해 주는 원격대학협의회법이 국회 계류 중이다. 빨리 통과되길 희망하고 있다.”


- 정부의 사이버대 지원책은 어떤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원격대학협의회장으로서 어떻게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이버대는 장기적으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많은 투자가 뒤따른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시스템 개발에만 수십억원이 필요하다. 일반 강의 콘텐츠와 달리 강좌 하나를 만들려면 적어도 12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평생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정부 보조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 해외 대학과의 교류가 중요한데

“오프라인 대학들의 경우 국제화를 위해 해외대학과 체결한 협약이 수백 건에 달한다. 그런데 협약만 체결해 놓고 정작 이를 이행하는 대학은 적다. ‘원 웨이(One Way)’는 안 된다. 두 대학이 주고받는 게 있어야 협약도 유지가 되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니 엄두가 잘 안 나는 거다. 학생, 교수 등 물리적 교류 비용이 상당하다. 국제화는 온라인이 대안이다. 사이버대들의 세계화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 언어문제가 장벽이라고 하는데

“필리핀에 한류가 일고 있다. 그들이 한국의 사이버대에 콘텐츠를 달라고 하는데, 모두 한국어 강좌다. 우리나라 사이버대의 콘텐츠는 상당한 수준이다. 교육공학을 전공한 이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대면수업이 아니라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사이버대의 약점을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원격대학협의회(ICDE)가 지난해 한국을 방문, 우리 사이버대를 보고 깜짝 놀라더라. 원격대학협의회법의 오랜 꿈 중 하나가 세계 온라인 교육을 인증하는 기관을 만들어 평가하는 거다. 전 세계 사이버대 교육을 이끌자는 의미다. 현재 이를 추진할 위원회가 구성됐다.”


- 온라인으로 인성교육을 하기 어렵다

“온라인 교육이라면 실무적인 교육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온·오프라인 모두 사람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사이버대들도 고민할 시점이다. 세계 유수대학은 토론과 팀워크 문화가 훌륭하다. 교수는 방향을 조정하고 결론만 내준다. 온라인 대학에서는 그게 어렵다. 현재 시스템 담당자에게 온라인상에서 토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했다. 이외에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 중이다."


- 사이버대의 가장 시급한 개선점은

“사이버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대학들과 비교할 때 사이버대의 강의는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치밀하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사이버대는 수준이 낮다’는 편견이 있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좋은 강의를 자꾸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 강의의 질이 훌륭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MIT는 강의공개를 많이 한다.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울산대도 요즘 강의공개를 하고 있다. 대학의 강의는 공공재나 마찬가지다. 강의공개는 사회적 봉사이기도 하다. 사이버대도 그렇게 해야 한다.”


■ 이우용 총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노던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네브래스카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 북미시간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1978년부터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서강대 경영대학원장, 부총장을 지냈다. 2007년 한국사이버대 총장을 맡아 연임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마케팅학회장·한국공기업학회장·한국경영학회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저서로 <마케팅원론> <마케팅클래식스> <세계가 열린다 미래가 보인다> <경영의 원론적 이슈와 경영학의 본질> 등이 있다.

- 사진 : 한명섭 기자 prohang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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