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임스 인터뷰서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 실패는 형편없는 졸업관리 탓”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14일 영자 일간지 ‘코리아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대학이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에 실패한 이유는 대학들의 형편없는 졸업관리제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세계 글로벌 100대 대학을 선정했을 때 한국대학이 한 곳도 들어가지 못한 원인을 두고 한 말이다. 김 부총리는 최근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 세계 유명대학에 몰리는 이유도 “학사관리를 잘못하고 있어서”라며 화살을 대학 쪽으로 돌렸다. 그는 “한국대학은 들어가기가 너무나 어렵지만 졸업은 자동으로 한다는 게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며 “이러니 우수한 학생들은 외국대학에 다 뺏기고 고용하는 기업들도 한국대학 졸업생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이러한 지적이 틀린 말은 아니다. 대학도 엄격한 학사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현장의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학가의 일반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공동개최한 ‘대학 경쟁력 제고’ 특별좌담회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좌담회에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3불 정책 등 각종 규제를 다 털어내야 대학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우리 대학이 잘못한다고 비판만 하지 말고 외국 대학과 같은 조건에서 뛰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역시 “우리 대학은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선진국 대학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그런 여건은 보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세계 100대 대학 순위에 못 들어간다며 대학을 불량품 제조 기관인양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생각은 달랐다. 김 부총리는 “정부 보고 자꾸 외국 배우라고 하는데 대학도 외국 대학을 좀 보고 배워야 한다”며 “대학들은 이제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데 너무 힘들이지 말고 양질의 졸업생을 길러내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대학은 부드럽게 학생을 뽑지만, 가르치고 졸업시키는 데는 엄청나게 신경쓴다”며 “치열한 고등교육의 국제경쟁시대에 양질의 졸업생들이 나와야 국제적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대학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이를 위해 “고등교육 정책을 졸업생의 질 관리 위주로 확실히 바꿀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평가도 졸업생 관리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비중을 둘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학이 요구하고 있는 3불 정책 폐지에 대해 김 부총리는 “장기적으로는 언젠가 풀게 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시기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3불 정책 없애달라는 게 결국 입시를 마음대로 하게 해 달라는 건데 지금 우리는 교육이 살려면 대학입시에서 멀어져야 한다”며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입시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나는 본고사 반대론자가 아니라 각급 학교 교육 정상화론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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