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대학의 캠퍼스들은 예년의 봄날처럼 활기차고 분주해 보인다. 무엇보다 수능준비와 대학입시로 찌들었던 수험생들이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덜고 어엿한 새내기 대학생이 되어 도서관을 드나들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모습이 참 신나고 즐거워 보인다.

강의실 분위기 역시 비슷하다. 학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 새내기들은, 비록 아직 입학식을 갖지 않은 예비신입생의 신분이었지만 이삼일 정도 동기생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꽤 친숙한 사이가 되었다. 군복무 후 다시 캠퍼스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복학생들도 그럭저럭 이 같은 활기찬 분위기에 섞여 나름대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획을 세우면서 학업에 열중한다.

그런데 지난 학기와는 조금 다르게 이번 학기엔 학생들의 행동방식이나 움직임에 하나의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휴대전화기의 다루는 태도가 제법 달라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양손의 엄지만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주로 문자 메시지만을 주고받았던 것이, 지금은 엄지는 물론 검지나 중지까지 이용해 상하 좌우로 부드럽고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 터치하면서 문자 메시지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검색을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다루는 풍경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아쓰는 현실을 생각할 때 거의 백만원이나 호가하는 스마트폰의 결코 스마트하지 못한 가격은 아직 학생신분의 입장으로서는 제법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적 성향 때문인지 국내에서만 벌써 그 이용자가 천만명을 넘어섰다고 알려지면서 이젠 캠퍼스 내에서도 스마트폰을 소지한 대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띠고 있다.

대학당국도 소위 스마트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협약을 맺고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캠퍼스 구석구석에서도 와이파이(Wi-Fi)를 통해 원활하게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AP(Access Point)를 확장 설치하고, 교원과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과 같은 단말기들을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혜택을 넓혀 심지어 학생들에게까지도 스마트 기기들을 지원해준다는 대학도 있다.

이쯤 되면 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스마트캠퍼스로 변신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예상컨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스마트 기기 이용자들이 늘어간다면 아마 오는 2학기 즈음에는 국내의 거의 모든 대학들이 스마트캠퍼스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학사에 관련된 모든 정보는 집이나 교내 컴퓨터가 아니라도 강의실이나 휴게실 또는 잔디밭이나 동아리방에서도 아주 손쉽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학적이나 수강정보는 물론 성적열람이나 도서관이용 그리고 수강과목에 관한 강의지원시스템 등 학사에 관련된 주요 콘텐츠를 모두 내 손 안에서 간편하게 확인하고 작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취업정보나 통근/통학버스정보 그리고 다양한 교내행사 관련 공지사항 서비스 메뉴도 빼놓을 수 없다. 더 나아가 교수와 학생 간의 ‘이야기방’ 메뉴 같은 것도 학생지도를 위해 매우 유익할 것이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진로에 대해 격의 없이 친근하게 묻고 답한다면 사제 간의 진솔한 소통문화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학생의 학업증진이나 자기계발도 더욱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하게 변신될 캠퍼스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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