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를 학생들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꿈을 이루게 하는 기회의 터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Before 동서, After 동서’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3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장제국(47) 동서대 제7대 총장은 “동서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인생반전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교육에 역점을 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동서대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신임 장 총장과 만나 총장으로서의 포부, 대학 발전 계획 등에 관해 들어봤다.

-4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총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은

“동서대는 2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튼튼하게 성장한 역량과 가능성이 있는 대학이다. 이 같은 대학의 총장이 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낀다. 오늘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 대학이 처한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기에 그 어느 때보다 총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신임 총장 선임은 앞으로 대학이 맞을 여러 어려움을 지혜롭게 잘 헤쳐 나가라는 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 젊은 총장으로서의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단단한 각오로 총장직에 임하겠다.”

-학생들에게 ‘인생 반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는데

“학생들이 ‘동서대에서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하면 인생이 달라지더라’라고 자랑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게 오래전부터 그려온 꿈이고 희망이다. 취임과 함께 이 꿈을 ‘Before 동서, After 동서’라고 명명했다. 현재 ‘Before 동서, After 동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이 수립·진행되고 있다.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해외 캠퍼스’ 설립이다. 해외 캠퍼스 설립은 동서대 학생 전원이 비용 걱정 없이 4년 중 1년은 해외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먼저 올해 2학기부턴 미국 호프국제대, 중국 무한 중남재경정법대 등 2개의 해외 캠퍼스에서 총 200명의 학생이 학교 지원을 받아 유학하게 된다. 이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사례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기초능력 강화에도 힘쓸 생각이다. 캘리포니아공대는 입학 때와 졸업 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이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비록 입학 당시 환경·학력이 다소 열악하더라도 잘 가르치면 반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총동원할 것이다.”

-그동안 동서대는 ‘글로벌 특성화’ 대학으로서 입지를 성실히 다져왔다. 글로벌 외에 향후 어떤 분야를 특성화해 나갈 계획인지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를 추진해온 동서대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2단계 특성화 계획을 실천할 예정이다. 2단계 특성화 계획의 중심엔 영화영상 분야가 있다. 이미 동서대는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통해 영화영상 분야를 집중 육성해왔다. 국내 대학 최초로 개인의 이름을 붙인 단과대인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처럼 세계적 권위의 단과대학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영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채프먼대 닷지영화미디어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고 학생교류·공동연구·공동학술대회·단기연수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아시아 영화인 양성을 위한 아시아영화학교를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부산국제영화제도 지속적으로 지원 중이다.”


△장제국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왼쪽).

-취임에 앞서 지난달 말 대규모 인사를 진행했다. 중점을 둔 부분은

“이번 인사의 초점은 ‘변화와 소통’에 있다. 동서대는 그동안 최신·최첨단 교육시설, 즉 교육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총력을 다해왔고 이제 완성이 됐다. 이에 앞으로는 교육 콘텐츠 인프라에 집중 투자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인선된 보직자들은 젊고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동서대의 교육 콘텐츠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보직자들은 평소 일반 교수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있는 분들이다. 앞으로는 우리 대학 구성원에게 학교 정책을 잘 설명하고, 피드백과 창의적 제안을 받아 적극 반영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보직자들이 총장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 깜짝 출연했다

“대학 경영자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학교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영화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임 감독은 동서대의 교수고, 총장은 교수의 올바른 학문적·예술적 활동을 용인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 대학 발전에 앞장서야 할 학교의 경영자라는 점에서도 영화 출연이 학교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경영자라면 자기 기업의 브랜드와 우수한 상품성을 널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내 소신이다. 앞으로도 대학 경영자로서의 품위에 타격이 없는 한 대학 홍보·PR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영화 촬영을 통해 우수 예술인 육성의 중요성, 예술 전공 학생들의 진로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어 뜻깊었다.”

-지방 사립대 총장으로서 정부에 바라는 점은

“대학 지원 기준을 설정할 때 지방산업의 현황을 고려해 달라는 주문을 간곡히 드리고 싶다. 예를 들어 현재 정부에선 취업률 산정 시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지만, 우리나라 제2의 대도시라는 부산만 하더라도 4대 보험이 보장되는 직장이 많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건강보험 DB를 바탕으로 취업률을 산정하면 지방대는 서울·수도권 대학과 처음부터 상대가 될 수 없다. 더불어 능력 있고 열성적인 지방대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달라는 부탁도 드리고 싶다. 특히 지역산업 발전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고 인재 양성과 공급에 노력하는 특성화 대학들에 대해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립자 2세가 총장직을 맡았기에 기대도 많고 우려도 많다

“논의의 초점이 ‘설립자 2·3세냐’가 아니라 ‘총장 적임자냐 아니냐’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은 학문적 경륜, 행정적 역량, 열정을 바탕으로 해당 대학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발전계획을 수립·추진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설립자의 2세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았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재단이 나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동서대 총장으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잘 갖췄다고 판단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신앙·의지·열정으로 투명한 대학, 구성원들이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 행복한 구성원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너지로 2020년에는 우리 학교의 목표인 ‘TOP 10 & To The World’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 장제국 총장은…

1964년 부산 출생.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정치학 학·석사 학위, 미국 시라큐스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 일본 게이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3년 동서대 교수로 부임한 뒤 일본연구센터 소장, 국제협력위원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부산 일본연구포럼 대표, 한일포럼 운영위원, 한일차세대학술포럼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일 관계 전문가다. 일한문화교류기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리=민현희 기자 mhhph@unn.net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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