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 본지 공동기획] 대학경쟁력 교육에서 찾다 (7) 부경대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이하 교육역량강화사업)이 부경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교수들은 연구에만 치중하기보다는 학생과의 상담을 늘리고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는데 발 벗고 나섰다. 이와 함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인성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성과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부경대는 2009년 전국 국립대 평균 취업률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010년에도 전국 일반 국립대 중 취업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2010년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에서 전국 대형 지방대학 중 ‘최우수’를 차지한 부경대는 교육부터 취업까지 체계적이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 ‘부경으뜸인(ACE)프로그램’ … 트랙별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지속적 관리 ‘강점’ = 부경대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바로 ‘부경으뜸인(ACE)프로그램’이다. 대학마다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지만, 부경으뜸인프로그램은 트랙별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참여 학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차별화 됐다.

실제로 부경으뜸인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간관계, 성취의식, 설득력 개발, 명확한 의사전달, 스트레스 극복 등 기초소양교육을 1단계(다짐트랙)에서 실시한다. 2단계는 방학 중 교내 학생 생활관에서 합숙 몰입 교육을 통해 외국어 교육, 마케팅, 협상 스킬, 프레젠테이션 스킬 등 전문능력 교육을 실시해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데 유리하도록 꾸렸다. 마지막 3단계(이룸트랙)는 1·2단계에서 실시한 교육을 바탕으로 참여 학생들의 자율적으로 짠 계획안에 따라 해외기업과 문화탐방을 실시한다. 1월에는 싱가포르 St. James Management School에서 3주간의 일정으로 어학 수업과 문화탐방 그룹 프로젝트 활동을 국비(1인당 120만원 지원)로 다녀왔다.

이처럼 부경대에서만 볼 수 있는 부경으뜸인프로그램은 정규교육과정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문제 해결력, 인성, 리더십, 글로벌 마인드, 비즈니스 매너 등)의 교육과정을 골고루 제공해 참여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옥동철(기계공학과 4)씨는 “취업 및 진로탐색을 위한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를 2주간 다녀왔다”며 “이번 해외탐방으로 최신 해외 기업 정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드문 경험을 했다.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섭(냉동공조공학 4)씨는 “신기술 습득을 위한 해외탐방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맥주 회사인 일본 아사히 공장을 방문했다”며 “학교가 교육역량강화사업 차원에서 실시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현지 일정이 모두 알찼다.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정도로 만점짜리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 ‘자기 주도형 영어 말하기 학습 프로그램’ … 참여 학생 3000명으로 인기 ‘만점’ = 부경으뜸인프로그램과 함께 부경대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자기 주도형 영어 말하기 학습 프로그램(이하 자기 주도 영어 말하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토익이나 토플 등 각종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이 상향평준화 된 시점에서 영어 말하기 훈련을 통해 영어 회화 실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부경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별도의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어 말하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단순하게 영어점수를 높이는 것보다 영어 대화 능력을 중요시 여기는 기업의 채용 추세에 맞춰 부경대가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자기 주도 영어 말하기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300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생활영어 △문법응용회화 △비즈니스영어 △인터뷰영어 등 다양하고 내실 있는 커리큘럼으로 세분화했다. 이와 함께 상황별 2700개의 표현이 내장돼 있어 실제 외국인 교수 강의와 기업 영어면접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자기 주도 영어 말하기 프로그램의 우수 수강자로 뽑힌 학생은 미국 동부 지역의 명문으로 꼽히는 CANISIUS COLLEGE 대학원생과 1:1 화상영어까지 제공 받을 수 있어 원어민 수준의 탄탄한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출 수 있다.

부경대 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언제 어디서나 장소의 제약 없이 영어 말하기 훈련을 수시로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회화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 등 각종 영어 말하기 시험에서 고득점을 취득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정지은(응용수학과 2)씨는 “자기 주도 영어 말하기 학습은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점이 효과적”이라면서 “교재도 초급, 중급, 고급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어 수준에 맞춰 영어 말하기를 체계적으로 훈련 할 수 있고, 화상영어를 통해서 외국인 친구도 만들었다. 친구나 후배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기획과 이한효 기획팀장은 “많은 학생들이 영어 말하기 훈련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영어 말하기 시험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기업의 채용 트렌드도 영어점수 보다 영어회화를 중요시 하는데, 비싼 응시료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 ‘단계별 취업지원 시스템’으로 취업률 1위 기록 = 부경대는 ‘단계별 취업지원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2010년 전국 일반 국립대 가운데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2009년 전국 국립대 평균 취업률 1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일부 대학의 취업률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교과부가 건강보험 가입기준으로 취업률을 산정해도 부경대는 1위다. 취업의 질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실제로 냉동공조공학과는 최근 1년 간 삼성전자에만 무려 67명이 취업했다. 해양공학과 83.3%,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82.1%, 생태공학과 80% 등 대부분의 학과에 걸쳐 골고루 80% 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면서 대기업에 취업시켰다. 특히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국가자격시험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관세사시험 전국 수석을 유대현(국제통상학부 2)씨가 차지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부경대만의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단계별 취업지원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대학들이 보통 경력개발센터에서만 취업을 일괄적으로 전담하는 것에 비춰 봤을 때 부경대의 단계별 취업지원 시스템은 이례적인 케이스. 부경대는 △J.D Step(Job Decide) △J.C Step(Job Construct) △J.P Step(Job Practice)이라는 3단계에 걸친 취업·창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취업이나 창업을 단순하게 접근하지 않고 단계별로 나눠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춰 동기부여부터 시작해 컨설팅, 취업 멘토링 교과목 개설까지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단계별 취업지원 시스템은 취업을 앞둔 3·4학년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김현순(경영학과 3)씨는 “창업으로 진로를 결정했지만 사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며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창업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큰 그림을 그리면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고 말했다.

박진은(국제지역학부 4)씨는 “취업 전문가 앞에서 참가 학생들끼리 면접관과 면접인의 역할을 번갈아가면서 가상 면접 체험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번 기회에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각종 정부 사업, 선택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

[인터뷰] 김수용 기획처장

-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부분은.
“청년 실업난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만큼 취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 동안 대학과 기업의 눈높이가 서로 맞지 않았는데,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부경으뜸인프로그램처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인재들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손꼽히는 성과는.
“무엇보다 취업률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을 꼽을 수 있다. 부경대는 2010년 전국 일반 국립대 중 취업률 1위를 기록했고, 2009년에도 전국 국립대 평균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단순하게 취업률만 높은 것이 아니라 최근 들어 중요하게 여기는 ‘취업의 질’ 부분에서도 서울 주요대학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 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부가 많은 대학에 골고루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일부 대학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예산을 받고 어떤 사업을 진행했는데 내년에 이 사업에서 탈락한다면 기존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한 대학이라도 집중해서 투자하고 다른 대학으로 차차 넓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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