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미래를 만든다]‘지방 유일의 여대’ 오장원 광주여대 총장 “차별화된 특성화로 독보적 입지 다질 것”
-항공서비스학과·미용과학과 등 ‘세계 최고’ 자부심
-‘입학자원 감소’ … 여대 정체성 강화로 이겨낼 것

“이제 곧 지방대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지방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특성화’ 뿐이지요.”
오장원(56) 광주여대 총장은 “광주여대는 ‘21세기형 여성전문인력 양성 특성화 대학’이라는 장기 비전을 갖고, 특성화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취임 6년차를 맞은 오 총장은 지난 임기 동안 일관적으로 대학 특성화에 역점을 둬 왔다. 광주여대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오 총장과 만나 대학 발전 현황·계획 등에 관해 들어봤다.

대담: 박성태 본지 발행인

-경영 포커스를 줄곧 ‘특성화’에 맞춰왔다
“지난 2005년 9월 취임과 동시에 대학 특성화 계획을 선포하고, △의료보건 △특수교육복지 △천연자원개발 △다문화 등의 특성화 분야를 선정했다. 지방대가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은 특성화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현재 광주여대의 목표는 특성화를 통해 3개 이상의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광주여대하면 무슨 분야’라고 연상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특성화 대학으로 세워 나갈 것이다.”
-자랑할 만한 특성화학과라면
“현재 개설된 24개 학과 모두가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항공서비스학과, 미용과학과, 콜마케팅학과, 어린이영어교육학과는 교육의 질·성과 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항공서비스학과는 지난해 국내외 주요 항공사 객실승무원으로 31명을 취업시키며 ‘객실 승무원 취업률 1위(4년제 대학)’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미용과학과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신설된 이후, 매년 미용교사 임용고시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용교사 임용고시 합격자 중 90~100%가 광주여대 출신일 정도다. 콜마케팅학과, 어린이영어교육학과 역시 광주여대에서 처음으로 신설한 특성화 학과들이다. 특히 어린이영어교육학과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외 교생실습’은 타 대학에선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 교육 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방부가 올해 여성 ROTC 규모를 확대하고, 설치 대학을 추가 선정키로 했다
“지난해 여성 ROTC 신설에 지원했으나,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다. 이에 광주여대는 올해 우리 대학만의 강점을 한층 부각시켜 또 한 번 ROTC 신설에 도전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군 조직의 효율성·경쟁력을 더하려면, 필요한 능력을 갖춘 여성 인재들을 등용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광주여대는 직무분석을 통한 여성장교 역량 모델을 설정·실현함으로써 우수 군사전문가를 양성하겠다.”
-앞서 일부 여대들은 공학으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여대들이 공학으로 전환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입학 자원의 폭을 남학생으로까지 넓혀 생존을 꾀하는 데 있다고 본다. 광주여대는 지방에 소재한 유일한 4년제 여대다. 종종 ‘공학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없다. 앞으로도 광주여대는 여대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여성만을 위한 교육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여대에선 모든 학과 업무·행사 등을 여학생들이 스스로 해낸다. 여성이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 중심의 문화는 졸업 후 학생들의 적극적인 사회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총장께선 올해 1년간 광주·전남지역대학교 총장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의회 소속 총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협의회엔 국·공립대, 사립대, 종교대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총 21개의 4년제 대학 총장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제각기 다른 특성·비전을 지닌 대학들이 모였으나, 현재 21명의 총장들은 본질적으로 모두 같은 고민을 껴안고 있다. 3~4년 후면 현실로 닥쳐올 학령인구 감소가 그것이다. 한 대학도 빠짐없이 모두 생존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이를 극복하고자 나름의 전략을 세워 실천해 나가고 있다. 협의회장으로서 회원 대학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생존 방안을 찾아갈 갈 수 있도록 각 총장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이를 교과부·대교협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
-지방 소재 대학으로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선진국은 수도·지방이 상생하며 함께 발전하는 나라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자 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지방대 지원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국가 발전의 핵이자, 지역 발전의 주축이다. 지방대들이 지역 발전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달라.”
-여대 총장으로서 여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평소 현 시대를 ‘여자이기에 할 수 없는 일보다, 여자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시대’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성들이 보다 능동적·적극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가꿔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는 시대라는 뜻이다. 꿈을 위해 노력하고, 맡겨진 책임·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대학 발전 계획은
“계속해서 특성화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광주여대가 추진하고 있는 특성화는 ‘차별화된 특성화’다. 차별화란 타 대학의 유사 분야에서 보유하지 못한 프로그램·역량을 개발하는 것이고, 특성화란 차별화를 통해 미래 가능성을 다진 분야를 선택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광주여대는 새로운 특성화 분야를 꾸준히 발굴·지원하는 가운데, 이미 선택된 분야에 대해선 보다 체계적이고 탄탄한 발전을 유도해 나갈 생각이다. 변화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광주여대가 특성화 명문사학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정리=민현희 기자 mhhph@unn.net/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 오장원 총장은…
1956년 전남 강진 출생. 광주대·단국대를 거쳐 원광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광주여대의 전신인 광주여자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도서관장, 기획연구처장, 사무처장, 부총장 등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광주시체육회 이사, 대한경영교육학회 부회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광주여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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