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할아버지 6.25전쟁 참전으로 한국과 인연

“할아버지께서 6.25전쟁에 참전하셔서 어릴 때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항상 할아버지는 6.25전쟁은 비극적인 전쟁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셨다. 어려서부터 한국에 대해서 많이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도 많아졌다. 한국에 있는 동안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태국에서 온 박언 랏타파컨씨(Fak-on Rattapakorn)는 한국외대와 한국전쟁기념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에 선발됐다. 이 과정은 UN참전용사의 희생에 보답하고 참전국과의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원조를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가 원조를 하는 국가로 전환하는 상징성 또한 담겨있다. 올해 미국, 네덜란드, 터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태국 등 6.25전쟁 참전국에서 22명의 학생들을 선발했으며, 랏다파컨씨는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할아버지께서 60년 전, 6.25 전쟁에 참전하셨다”며 “같은 민족 간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에 대해서 떠오르는 생각 중 하나가 바로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 진 것”이라며 “외국인의 시선에서 남북분단은 굉장히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된다”고 했다. 
 
이번 장학사업을 신청한 계기에 대해서는 “태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며 “최근 한국대사관에서 장학사업과정 신청의향을 묻는 연락이 왔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문화, 특히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그는 “사물놀이나 부채춤 등 전통문화를 보면서 항상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고 싶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겨울연가’ 등 한국의 대중문화에도 또한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선발된 학생들은 한국어문화교육원에서 11개월 간 한국어 교육을 받게 되며, 등록금, 한국어 연수비,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모두 지원받게 된다. 한국어 연수를 받은 다음에는 본인이 희망하는 학위과정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그는 “한국어는 영어보다 배우기가 어렵다. 특히 문법이 어려운데, 올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년에 마케팅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에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과 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도 피력했다. “아직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전공하고 싶다”며 “이번 장학사업 과정 수료 후 태국으로 귀국해서 한국 기업에 입사하거나 해외 무역분야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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