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KAIST 개혁 성공적인데 서울대는...”

12일 열린 국회 교과위 긴급 현안보고에서 서남표 KAIST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국회 교과위 의원들이 지난 2008년에는 서 총장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말 바꾸기’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학부생들이 교수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학점을 0.01점만 올려달라고 호소하는 기막힌 현실을 들어봤느냐, 이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선택한 것 아니냐”고 서 총장을 질책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008년 당시에는 서남표 총장의 개혁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카이스트 구성원과 국민은 총장님께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용퇴를 하는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정직한 대응은 총장님이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용퇴해서 새로운 KAIST의 재출발에 동기를 부여하는 게 최선”이라고 사퇴를 촉구한 김영진 민주당 의원 역시 2008년에는 KAIST의 타임스 순위를 들어 칭찬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10월 대전 KAIST에서 열렸던 국회 교과위 국정감사 현장에서 이들 국회의원은 여느 국정감사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다른 피감기관과 달리 호통이나 질타 대신 칭찬과 격려성 질의를 던져 KAIST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안민석 의원은 당시 “서남표 총장이 KAIST에 취임한 지 2년정도 지났는데 우리 과학기술계의 이슈메이커이자 학계의 이슈메이커가 되고 있다”면서 서 총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KAIST 개혁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개혁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느냐”고 물었다.

안 의원은 “KAIST가 개혁에 성공해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고, 특히, 서울대를 거론하며 “KAIST는 제대로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왜 그렇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KAIST가 서울대보다 우수한 세 가지 이유와 서울대에 대해 답답하고 충고하고 싶은 점을 말해 달라”는 다분히 의도적인 질문도 던진 바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2008년 국정감사에서는 “KAIST가 최근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대학 종합 평가에서 100위안에 들었다는데 어떻게, 어떤 부문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아 좋은 평가를 받게 됐느냐”고 애정 어린 질문을 던지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교과위 의원들은 이밖에 KAIST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통합하는데 있어 문제점은 없는지, KAIST 학부졸업생들의 이공계 이탈 현상 등에 대해서 우려하기도 하기도 했으며, 대부분 격려성 충고나 제언 형식으로 말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한편, 12일 국회에 참석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차등 등록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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