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대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4월 8일 제5대 총장에 김영식 전 교육부 차관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교육부 사무관에서 고등교육지원국장, 평생직업교육국장, 부산시부교육감, 교육부 차관, 대교협 사무총장에 이르기까지 교육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요직을 경험한 고등교육계의 ‘베테랑’이다. 교육정책을 직접 수립하고 결정하던 위치에서 현장에서 대학의 변화를 위해 일하는 자리로 옮아앉은 김 총장은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 풍부한 실무경험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3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첫째, 현재 대학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진단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했으면 원인을 찾고 이것이 대학 자체의 문제인지, 외부적인 여건의 한계에서 초래되는 것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5월 중에는 장기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완성할 것이다. 한국국제대는 연구중심 대학보다는 실용중심의 대학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 관료형·CEO형 총장모델이 잘 맞을 것 같은데
“꼭 한 가지로 획일화된 모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총장은 관료형·CEO형 역할이 모두 필요하다. 관료형은 학내 학사·행정의 변화를 다 추구할 수 있다. CEO형은 대학의 경영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외부의 물적·인적 자원, 즉 대학발전기금이나 연구사업 등을 유치해 대학 내부로 끌어와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총장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취임 후 교내 구성원들과 대화는 했는지
“대학의 조직구조는 다양한 계층이 있고 특성도 뚜렷하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 취임 초부터 환경미화원에서부터 노조와 교수협의회, 일반직원, 평교수와 보직교수 등을 대상으로 소통에 역점을 두고 자주 만나고 있다. 계속해서 부서별·직급별 모임을 가질 것이며,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휴대전화를 비롯, 이메일·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다. 취임 전에 알려진 대로 대학교육 전문가로서 대학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듣는다.”

- 한국국제대의 특성화 분야와 경쟁력에 대해 말해달라
“한국국제대학교는 한마디로 실용학문 중심으로 학과가 포진돼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잠재력이라 할 수 있다.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호텔관광, 간호와 물리, 경찰행정, 소방방재, 음악학과 등 대부분이 실용가치와 희소가치가 높은 학과다. 전국적인 경쟁력이 높은 학과도 많이 있다고 본다. 실용중심·취업중심 대학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지
“다양한 국가와의 학생교류, 교수교환, 복수학위제도 등을 확대할 것이다. 특히 다문화가정 교육을 위해 이미 다문화연구소와 한국어학당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서부경남의 다문화교육 중심센터 역할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단순히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교환학생이나 연수로 해외로 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특히 지역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민 여성, 다문화가정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체계를 갖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리즘을 구현할 생각이다.”

- 해외 진출에서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한 때다
“세계 각국에 국제대학의 교명을 사용하고 있는 140여개 대학과의 국제대학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으로 이미 기초자료 수집과 분석을 완료했다. 조만간 각국의 해당 대학에 협의체의 취지와 협력사항 등을 소개하는 서한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답신이 오는 대학부터 차례로 자매결연을 추진해 일정수의 대학이 확보되면 협의체 구성을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어느 정도 실현된다면 한국국제대가 중심이 되는 세계대학협의체가 구성되며, 이는 교육과 학문을 넘어 국제화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방대학으로서의 한계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지방대학으로서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전반적으로 대학의 위상을 높이기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학교 재정도 취약할 뿐 아니라 기부금이나 연구비 유치에도 애로사항이 있다. 이러한 현안을 솔직하게 드러내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어려움을 타개할 계획이다.”

- 장기 플랜 중 ‘의전원’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한국국제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강인학원의 모태가 종합병원인 창원한마음병원이다. 이사장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의 의학전문대학원과 대학병원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고, 이미 부속병원이 확보돼 있는 상태다. 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방사선학과·병원관리학과 등 보건 관련 학과가 이미 개설돼 있다. 앞으로도 보건 관련 학과를 지속적으로 신설, 확충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모든 준비와 여건이 완비된 상태이며, 정부의 의과대학 설립에 대한 방침이나 정책 결정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지
“취업률 100% 대학에 도전하고 싶고, 또 반드시 성공하고 싶다. 실용적인 학과 중심으로 대학이 구성돼 있는 데다 조금만 더 노력해 특성화를 이뤄낸다면 학문분야별·학과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따라서 취업률 100%를 달성해 취업 명문대학의 브랜드를 갖는다면 신입생 유치나 재학생 충원율 등 대학 평가지표가 선순환적으로 모두 개선돼 지역 명문대학으로, 그야말로 ‘진주발 대학혁명’을 이뤄낼 것이라 확신한다. 총장 임기 동안 국내 4년제 대학 가운데 50위권에 진입하겠다. 중소규모 대학 가운데서는 톱10이 목표다. 국제화부문 톱10, 3개 학문 분야 톱10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학생 만족도 평가에서는 최고의 톱이 될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대학 경영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unn.net


 

김영식 총장은...

제22회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1982년부터 교육부에서 근무, 1990년까지 교육부 사무관으로 재직했다. 이후 강원대·강릉대 과장, 교육부 감사관실 과장, 대학행정지원 과장, 교육정책 총괄과장 등을 역임. 이어 교육부 대학교육정책관, 고등교육지원국장, 평생직업교육국장직을 역임했으며, 1997년부터는 부산시부교육감, 대전시부교육감 등 일선에서 뛰기도 했다. 2003년 교육부 기획관리실장이 되면서 교육정책 전반에 걸친 총괄조정업무와 국회관계 임무를 수행. 2004년 7월부터 2006년 1월까지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으로 재임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7대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 세계미래포럼(WWF) 원장, APEC 국제교육협력원(WWF) 이사장,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정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교육의 틀 바꿔야 대한민국이 산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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