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정부가 주로 빈곤국 출신 호주 유학생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장학금을 외국 정치인 자녀 등을 위해 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호주 정부는 ‘호주발전장학금(ADS)’ 기금을 통해 유학생 1인당 연간 2만5000호주달러(2800만원)를 최소 2년간 장학금으로 지급하거나 호주 대학 학비를 전액 제공하고 있다.

이 장학금은 주로 빈곤국 유학생들에게 지급, 이들이 호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고국을 재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 장학금이 외국 정치인이나 고위관료 자녀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실내 장식 디자인이나 사진학, 부동산학 등 빈곤국 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공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 장학금의 취지를 흐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존 하워드 및 케빈 러드 전 총리 재임 시절에 이어 현 줄리아 길라드 총리 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미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장학금은 빈곤국 정부와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 해당국 정부 관계자 등 특정인 자녀들에게 지급됐다.

이 보고서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유학생 장학금 지원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급 대상자가 불분명한데다 효율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장학금 지급 결정이 정치나 외교에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호주 감사원(ANAO)은 이 같은 지적에 “해당 장학금 운용실태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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