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학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대학가에는 한국어학과 설치가 늘고 있으며, 모스크바 5개 대학에서는 한식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모로코 명문대에서는 자발적으로 ‘한국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등 한국 배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베트남 대학가, 한국어학과가 ‘인기’ = 베트남 대학들의 한국어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26일 현지 대학가에 따르면 베트남 대학들 중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은 하노이국립대, 훼대, 달랏대, 호찌민국립대 등 10개 대학이다.

재학생 수는 2000여명이며, 교수 수는 현지인 교수 100여명과 이들을 지원하는 한국인 교수·강사 50여명 등 총 15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어과가 설치된 이들 대학 가운데 최고 명문 대학은 수도 하노이의 하노이국립대 산하 외국어대다. 이 대학은 지난 1996년 최초로 한국어과를 설치하고 지금까지 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4명의 교원이 재직 중이며, 이 중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3명과 객원교수 1명 등 4명의 한국인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이 대학 한국어과에서는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학에 대한 교육도 하고 있다. 교과과정에는 △한국 지리 △한국학 △한국사 △한국고전 △근·현대문학 등의 과목도 개설돼 있다.

한국어학과는 입학 시 평균 3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다. 이는 무엇보다 취업이 용이하기 때문.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수가 급증하면서 이 학과 출신들은 월평균 500달러 이상의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업체의 경우 현지 전문인력 장기 양성을 위해 한국어 졸업생들에게 한국으로 장기 연수나 유학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진출기업들과 함께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에 자료와 교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우수 졸업생들에게는 한국으로의 국비 유학 기회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모스크바 5개 대학에 한식 강좌 = 모스크바 5개 대학에서 한식 강좌를 정식 과목으로 개설해 눈길을 끈다.

요리학과, 식품영양학과가 있는 28번 기술전문대와 14번 기술전문대, 모스크바식품기술전문대, 모스크바 식품공업대, 모스크바 국립 플레하노프 경제대 등에서 한식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 대학은 4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12주 과정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교육은 일주일에 약 3시간씩 이뤄진다. 수강생은 학교별로 15~30명이다.

26일 28번 기술전문대에서 진행된 한식 요리 강좌에는 한국 세계음식문화연구원의 양향자 이사장과 연구원 3명이 초빙됐다. 양 이사장과 연구원들은 러시아를 방문, 요리사를 꿈꾸는 러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빔밥, 제육볶음, 잡채, 궁중 떡볶이, 불고기, 비빔 국수, 호박죽 등 다양한 한국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이날 요리 강좌에 참가한 28번 기술전문대 토마라 부토로바 교수는 “2학년 학생 30명이 한국 요리 강좌를 듣고 있다”며 “학생들이 수업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러시아 전통 요리와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외국 요리 강좌가 개설돼 있지만 한식 강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학생들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한식 강좌가 운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업에 참가한 나피사 카리모바 씨는 “강의가 재밌고 마음에 든다. 학생들 모두 한식 강좌 시간을 기다린다”며 “앞으로 계속 한식 강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러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한식 강좌가 대학의 정식 과목으로 운영된 적은 없었다”며 “이번 강좌가 러시아 내 한식 보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모로코 명문대, 한국 배우기 열풍 = 서아프리카 모로코의 명문대에서 한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15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모로코 수도 카사블랑카의 명문 사립 경영대학인 에콜르 드 마나제망(ESCA)이 ‘한국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또 23일 카사블랑카에 있는 엔지니어 양성 전문 에콜르 드 하사니아(EHTP)도 ‘제1회 한국의 날’ 행사를 열 예정이다. 모로코 유력지인 르 마텡은 이 같은 행사 소식을 11일자에서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EHTP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날 행사에선 △한국 경제발전에 관한 세미나 △한국 경제정책 발표회 △한국 문화 전시회 △한국어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은 이 대학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 한국의 경제발전상을 소개하는 DVD를 상영하고 홍보물을 배포하기로 했다.

특히 최재철 대사가 직접 세미나에 참석, 한국 경제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또 KOICA 소속으로 현지 한국어교육 분야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경희 단원은 한국어 강의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국의 날 행사를 주최한 ESCA에서는 △한-모로코 경제협력에 관한 세미나 △한국어 강의 △한국문화 전시회 △한국음식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956년 프랑스 식민지에서 벗어나 1962년 한국과 수교한 모로코에는 교민과 일시 체류자 등 약 160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약 3200만명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