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태호 위상 제고, 유시민 입지 축소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 ‘4.27 재보선’은 대선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차기 대권을 향한 주자들의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에서 승리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꼽힌다. 한나라당에 뿌리를 둔 손 대표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최근 지지율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 승리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관계였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야권 분열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가며 자당 후보를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웠지만 한나라당에 패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손 대표가 야권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입지를 확고히 다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대권후보 반열에 들 토대를 닦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여권의 대권주자로 급부상했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 궁지에 내몰렸던 데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며 후일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유시민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 이번 김해을 재보선에서 계속된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당측 친노세력과 틈새가 벌어진 데다, 김해을 선거에서 패함으로써 명분도 실리도 챙기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에딸 그를 유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노 세력의 정치 세력 위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선거 불개입 원칙을 내세워 이번 재보선에 일절 간여하지 않았으나 선거 결과의 후폭풍에서 비켜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내 쇄신론이 불거지면서 친이계 중심의 기존 지도부 개편 등의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친박계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역학관계의 변화에 맞서 어떤 형태로든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경우 그 정치적 선택지가 향후 대권 가도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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