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통합은 찬성…의견수렴 없었다" 반발

가천의대와 경원대의 통합교명이 '가천대’로 잠정 확정된 가운데 경원대가 교명변경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경원대 한 보직교수는 교명변경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학본부가 하는 일에 협조하지 않으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요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복수의 경원대 관계자에 따르면 경원대 학과장들은 지난 20일 “‘가천대’를 통합대학 교명으로 정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들고 직접 돌아다니면서 서명을 받았다.

동의서는 공문서 번호나 해당 처장의 직인 찍힌 공식문서 형태가 아니었으며, 대학측은 그 자리에서 동의서를 수거하는 등 증거조차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A교수는 “통합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구성원의 의견수렴없이 결정된 ‘가천대’라는 교명에는 반대한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틀 후인 22일 이 보직교수는 직접 전화를 걸어 “왜 서명을 하지 않았느냐. 교명변경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는 것은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대학 본부의 일에 이렇게 협력하지 않으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학 본부 측은 “29일 교과부에 제출하는 서류 중 대학구성원의 의견수렴결과를 첨부하는 항목이 있어 교수님들의 통합의견도 들어가야 한다”며 “통합교명에 대해 대다수의 교수님이 찬성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측은 그러나 이 보직교수가 직접 전화를 해 “매우 좋지않을 것”이라는 등 위험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확인 할 수 없지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학 본부 측은 이어 “현재 기획처장은 29일 통합관련 문서 제출로 인해 정신이 없어 전화 통화가 어렵다”고 밝혔다.

경원대교수협은 이와관련 27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 통합교명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학생들 및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진심으로 묻고 다시 교명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했다.

현재 경원대 구성원들은 “대학본부 측이 경원대 측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가천대'로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원대 학생들은 이에 반대해 지난 26일 삭발식으로 항의한 바 있다.

경원대와 가천의대의 통합 서류 제출 기한은 오는 2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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