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회적기업 교양수업 만든 한양대 이재훈 학생

교양수업 ‘사회적기업가 정신’이 한양대에서 화제다. 강사 섭외는 물론 강의계획서 작성까지 학생 주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학생이 만든 수업이지만, 박원순 희망제작소 대표,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등 탄탄한 강사진을 자랑한다. 화려한 강사진 덕에 지난 3월 수강신청 1분 만에 마감됐고, 다른 대학에서 수업 동영상을 요청하는 등 인기다.

수업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는  바로 사회적기업 동아리인 ‘한양대 SEN(Social Enterprise Network)’ 회장 이재훈(경제금융학과4)씨다.

“사회적 기업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렵게 강사를 섭외해 특강을 열어도 많은 학생들이 들으러 오질 않더군요. 아무래도 개인사정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래서 고민했죠.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더 잘 알릴 수 있을까?’ 그러다 수업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회성 특강이 아니라 아예 수업으로 만드는 게 낫겠다 싶어 지난 여름부터 움직였죠.”

이씨는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강사 섭외에 나섰다. 작년 여름부터 진행했던 동아리 멘토링에 나왔던 강사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아울러 사회적기업 쪽에서 유명한 이들도 함께 섭외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수업을 만들고 싶은데 참여가 가능하겠느냐’ 물었고, 이렇게 해서 ‘빵빵한’ 강사진을 구성하게 됐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대표,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정원각 아이쿱 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 류영재 서스틴 대표, 양용희 엔시스콤 대표, 정상훈 소셜인큐베이팅센터장, 김진화 오르그닷 대표, 그리고 소셜벤처대회 수상팀 등 내로라 하는 강사진이 모였다. 이렇게 구성한 강사진 명단을 들고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를 찾았다.

“강사진이 거의 확정된 후 강의계획서까지 만들어서 유 교수님을 찾았습니다. 교수님은 흔쾌히 수업을 개설하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60명 정원의 교양수업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업은 수강신청 1분 만에 마감됐다. 심지어 신청을 놓친 학생들이 “인원을 늘려달라” 요구, 결국 정정기간에 10명이 증원되기도 했다. 현재 70명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유 교수는 담당교수로, 이씨는 수업 조교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업조교 외에도 이씨는 SEN 회장으로서도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SEN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아리로, 현재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7개 대학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씨는 한양대 SEN을 작년에 만들었다. 현재 24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만들어진지 1년도 채 안됐지만, 이번에 수업을 만들면서 SEN 네트워크 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게 됐다고 한다.

“다른 대학의 SEN에도 소문이 났는지, 수업을 듣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한양대가 마침 올 초에 공개강의 웹사이트인 ‘하울(HOWL, Hanyang Open World for Learning, www.howl.or.kr)’을 오픈했다는 이야길 듣고, 그곳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매주 강의를 녹화해뒀는데, 5월부터 첫 강의를 올려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4학년이라 취업에 대한 부담도 있긴 하다”는 이씨는 졸업 후 이런 경험들을 살려 사회적기업 분야에서 일할 계획이다.

“작년에 소셜벤처인큐베이팅 센터에서 인턴십을 했는데, 전문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이었을 때와 직접 일을 할 때와는 차이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졸업 후 직접 사회적기업에 들어가 일을 하며 좀 더 지식을 넓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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