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학점교류 없어 불만. 도서관 이용도 불가

                               고려대 인촌기념관을 메인에 내세운 고려사이버대의 홈페이지


“고려대 도서관에 들어가려 했더니 못 들어가게 막더라. 고려대 수업도 들을 수 없다. 고려대와 함께 하는 대학이라더니 사실상 고려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왠지 속은 느낌이다.”

지난 2월 ‘한국디지털대’에서 ‘고려사이버대’로 교명을 변경하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여왔던 고려사이버대가 학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001년 김병관 전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이 한국디지털대를 설립한 뒤 지난해 2월 고려중앙학원과 통합하면서 교명을 바꿨지만, 사실상 고려대와의 연계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명을 바꾸고 이번 학기 신입생 모집에서 ‘고려대학교의 명성을 사이버공간에서 이어간다’는 문구로 학생을 모집한 것에 대해 학생들의 실망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현재 오프라인 대학을 둔 경희사이버대·대구사이버대·세종사이버대·원광디지털대·한양사이버대 등은 해당 오프라인 대학의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학점교류는 물론, 대학원 진학 시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사이버대생들을 위한 일종의 ‘혜택’인 셈이다.

도서관 이용과 관련, 김재현 원광디지털대 홍보팀장은 “원광디지털대 학생들은 오프라인 대학인 원광대의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며 “일반 도서관은 물론 전자도서관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사이버대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학점교류 역시 사이버대 학생들이 오프라인 대학을 다니며 들을 수 있다. 세종사이버대 차정은 교무팀 담당자는 “사이버대생은 한 학기에 3학점씩 24학점까지 세종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방학 중 세종사이버대와 세종대가 서로 강의 리스트를 놓고 함께 들을 수 있는 개설과목을 의논한다”고 말했다.

한양사이버대는 한 학기에 6학점씩 모두 30학점까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김경섭 한양사이버대 입학홍보팀장은 “사이버대에 다니더라도 오프라인 대학에 대한 향수가 강한 사람들이 많다. 반대로 한양대 학생들도 한양사이버대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인기 있는 과목은 금방 마감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희사이버대는 한 학기 3학점씩 모두 24학점까지, 대구사이버대는 한 학기 6학점씩 총 48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다.

특히, 경희사이버대의 경우, 경희사이버대 졸업 후 경희대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동문 장학금 명목으로 등록금의 10% 이상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반면 고려사이버대는 도서관 이용은 물론, 오프라인 대학과의 학점교류가 아예 없다. 특히, 지난 2003년 고려대 병설 보건대학과 고려사이버대가 체결했던 학점교류 협정마저도 고려대가 병설 보건대학을 통합하면서 폐지됐다.

이에 대해 일부 고려사이버대 커뮤니티에서는 “경희사이버대나 한양사이버대생들이 부럽다” “고려대생들이 고려사이버대생을 동문이라고 생각 하겠느냐” 등 푸념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푸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고려사이버대가 대대적으로 ‘고려대’를 강조하며 신입생을 모집한 탓에 더욱 불거지고 있다. 광고 업계는 고려사이버대가 11·12월 온·오프라인에 쏟아부은 광고비가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사이버대가 고려대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나왔다. 온·오프라인 홍보에 대략 9억원 가까이 썼다”며 “옥외광고까지 합하면 1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사이버대 역시 불편한 기색이다. 한 사이버대 관계자는 “고려사이버대가 이번에 치고 나오는 바람에 전체 사이버대 광고 시장이 많이 요동쳤다”면서 “그렇지만 고려사이버대가 고려대를 내건 것과 달리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별로 없어 이런 지적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의 불만에도 불구, 고려사이버대는 고려대와 연계 혜택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학생들의 불만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이버대 기획팀 관계자는 “다른 사이버대 역시 첫 해부터 오프라인 대학과 연계를 했던 곳은 없지 않았느냐”며 “향후 이러한 연계를 이어나가도록 노력할 계획 정도만 있다고 알아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