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측 "계획대로", 교수 학생들 "방침 철회" 맞서

경원대 전남대 등 몇몇 대학이 학부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부 학부(과)를 없애기로 하자 해당 학부 학생·교수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내홍에 휩싸여 있다. 경원대 역사·철학부 학생들은 대학 측이 해당 학부폐지를 결정하자 지난달 5일부터 한달째 대학본관 총장실을 비롯, 모든 행정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역사·철학부는 입학정원 20명으로 학생들은 그동안 전공분리를 요구해 왔으나 대학 측은 “55개 학과가 소규모 백화점식으로 운영되는 대학사정을 감안할 때 전공을 세분화하는 것은 대학 경쟁력을 어렵게 한다고 판단해 학부폐지를 결정했다”며 “해당 학부 1~3학년의 경우 의학·예체능계열을 제외한 본인이 원하는 학과로 전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학생들은 “전공 분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학부를 폐지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총학생회와 재학생 2천명의 학부폐지반대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학생회장 이동군군은 “학교 능력상 전공분리가 힘들 경우 역사학과 또는 철학과로 단일개편토록 요구해 학부폐지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과학기술학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대는 농업생명대 교수들이 대학의 방침에 반발하고 나서 학사구조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대학이 공대 응용화학공학부 생물공학전공(모집정원 40명)을 비롯, 농업생명대 응용생물공학부 생명공학전공(35명), 자연대 생명과학부 생명과학전공(35명) 등 1백 10명의 정원을 대학본부 직할 학부인 생명과학기술학부로 통합해 모집한다고 밝히자 해당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신입생모집단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동의나 절차를 무시했다”며 “입학 정원 조정안은 원천 무효”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대는 또 이번 구조개편에서 사회과학부(20명)와 인문과학부(40명) 등 2개 학부를 폐지키로 함에 따라 학부 폐지와 신설을 놓고 내분이 증폭되고 있다. 농생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학부개편과 관련 수차례 협의절차를 가질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며 “학교 측이 학사모집개편과정에 있어 단 한번도 구성원들과 합의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호 교육연구처 부처장은 “BT육성은 오래전부터 추진했던 정책사업으로 대학최고 의결기관인 평의회 의결을 거쳐 결정된 사항”이라며 구조조정 방안을 계획대로 실행할 뜻임을 내비쳤다. 국 부처장은 인문과학부와 사회과학부 폐지와 관련 “학부제 실시로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2학년 이후 해당학과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부에 그대로 남은 학생은 지도교수 없이 방치되는 상태”라며 “학부제가 우수학생을 모집하자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부정적인 면이 많아 폐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야간학과인 기계공학과와 전기·컴퓨터공학과를 폐지하기로 한 울산대는 초기에 학생들이 본관 농성을 하는 등 반발이 있었으나 학생·학교간의 협의 끝에 과 폐지에 최종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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