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 캠퍼스는 서울 동북쪽 끝자락 불암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자연친화적 캠퍼스’다. 조선 11대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 윤 씨가 잠든 태릉을 지나 삼육대 정문을 들어서면 아름드리 적송들 사이로 대학 건물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넓지 않은 진입로 양 옆으로 늘어선 적송과 떡갈나무는 자연 터널을 형성, 캠퍼스로 이방인을 안내해 주는 구실을 한다. 캠퍼스 중심격인 70주년기념관 앞 분수대는 5월 이른 더위를 말끔히 씻어내 준다. 본격적으로 캠퍼스 투어를 시작해 보자. <제명호와 오얏봉> 삼육대 캠퍼스 명물 1호인 제명호로 향했다. 스포츠센터 앞에서 제명호까지 5백여m에 달하는 비포장 산길은 마치 한적한 국립공원 입구를 연상케 한다. 야트막한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와 딱따구리 울음소리는 한껏 운치를 더해준다. 제명호에 다다르기 전 ‘오얏봉’이라는 작은 봉우리는 산책로와 명상을 위한 명소로 알려져 있다. 오얏봉에는 학생들이 찾아와 기도할 수 있는 나무 십자가가 있어 ‘기도동산’이라고도 불린다. 1949년 구 황실 소유 임야를 구입할 당시 학교 부지를 살펴보던 대학관계자들이 나무로 십자가를 세웠던 것. 십자가 앞에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다. 그 옆 작은 상자는 학생들이 기도를 하며 바람을 적어놓는 이른바 ‘소원함’이다. 다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코발트색의 제명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허리에 이처럼 넓은 호수가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탄성을 자아냈다. 캠퍼스가 자리 잡을 당시 학장(이제명)의 이름을 따 ‘제명호’로 불리고 있다. 울창한 숲속에 위치한 제명호의 경관은 마치 포천의 산정호수 축소판을 연상케 한다. 호주 주변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벤치에는 학생들이 책을 읽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꽃을 피운다. 제명호는 타원형 모양의 호수로 긴 쪽은 약 1백m에 달한다. 연못 속에는 팔뚝보다 큰 잉어와 호수 위와 풀 섶을 헤치고 다니는 거북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곳은 계절별로 독특한 풍경을 느낄 수 있으나 특히 가을 풍경이 아름답다. 연인과 함께 일곱 번 이 길을 왕복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 재학생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5~6월이면 교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야외수업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70주년기념관 주변은 벤치와 숲이 잘 어우러져 야외강의실로 적격인 장소가 많다. ‘노작교육장’과 ‘Bird Park'도 재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캠퍼스 명물이다. 노작교육장은 캠퍼스 내 상추·고구마 등을 파종해 거두는 산교육장이다. 모든 신입생에게 주당 2시간의 노작교육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체험하고 무공해 채소를 직접 수확해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땅위에 뿌려진 씨앗이 싹을 틔우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배우고 노동을 통해 흘린 땀의 보람을 느끼게 하고 있는 것. 노작교육장에서 재배한 채소는 재학생들이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과 함께 먹는다. 버드파크는 새와 새처럼 살고 싶어 하는 삼육인들의 휴식처. 응용동물학과 관상조류 실습장인 버드파크에는 금계, 원앙, 목도리비둘기, 백꿩 등 각국의 다양한 조류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삼육대 또 하나의 자랑이라면 캠퍼스 내에서는 재학생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금연과 금주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세 시간 넘게 캠퍼스를 투어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담배꽁초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캠퍼스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구성원들의 의지다. <열린캠퍼스> 삼육대를 가보면 유독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캠퍼스 내 유치원·초·중·고등학교가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웬만한 공원보다 풍광이 뛰어나고 위락시설이 잘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 측에서는 캠퍼스를 전면 개방해 주민들의 안식처를 제공하는 한편, 수영 스쿼시 볼링 헬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체육관도 개방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명호는 동네 꼬마들이 몰려와 거북이, 잉어 떼와 물장난하며 노는 산 교육장인 셈. 70주년기념관 앞 분수대 주위 광장은 축제 때 각종 크고 작은 행사 공간으로, 한산할 때는 동네 어린이들의 인라인스케이팅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이면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 가족과 산림욕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안식처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남대극 총장 인터뷰> “저희 캠퍼스는 자연을 최대한 덜 해치고 조성됐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남대극 총장의 캠퍼스 자랑은 의외로 짤막했다. 내세울 게 없는 것이 아니라 자랑할 줄 모르는(?) 미덕이 엿볼 수 있었다. 삼육대 캠퍼스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조성된 데는 참된 인성을 길러주기 위한 학교 측의 배려가 담겨 있다. ‘三育(知靈體)’이라는 교육이념 중에서도 ‘인성교육’을 제일로 하기 때문이다. 삼육대는 인성과 기독교에 바탕을 둔 생명존중, 세계화 교육을 축으로 실무형 전문인 양성에 교육의 역점을 두고 있다. 20개 학과(전공) 중 간호학과, 약학과, 식품과, 물리치료학과 등 거의 모든 학과가 생명과학, 보건·복지와 연계되어 있다. 남 총장은 “정직·성실하고 봉사심 많은 인재를 육성,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2010년까지 대학종합평가에서 20% 이내에 드는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육대는 국내 등록금만으로 매년 우수한 학생들을 미국 등 해외 자매대학으로 유학 보낼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각국 50여명의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또 총 1백10여명의 교수진 중 20여명이 외국인 교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삼육대가 국제화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재학생들의 인적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자는 의도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를 재단으로 하고 있는 삼육대는 삼육학원의 탄탄한 지원도 대학발전에 커다란 힘이다. 총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실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삼육대는 수도권 사립대학 가운데 가장 낮은 등록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획일적인 교육보다는 각 대학의 창학 이념에 입각한 교육이 보다 존중돼야 합니다. 또 규모가 작은 대학들의 경우 무한경쟁 속에 빠뜨려선 안 됩니다. 나름대로 특색 있는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합니다.” 남 총장은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대학을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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