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개폐기문, 볼트 돌출부분과 지속 접촉해 부서져"

지난 3월 기체이상으로 회항하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한 대통령전용기(공군 1호기)의 결함 원인은 출고 당시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장착된 볼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영훈 공군 정훈공보실장은 4일 "제작사인 보잉의 원인 분석 결과 공기개폐기 작동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위에서 아래로 장착된 상태로 출고됐다"면서 "공기개폐기문이 볼트 아래쪽 돌출된 부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누적된 피로 균열로 부서졌다"고 브리핑했다.

 

최 실장은 "항공기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볼트는 통상 머릿부분이 위로 가게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해당 볼트는 구조물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볼트 머릿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설계됐다"면서 "보잉사에서 최초 제작시 잘못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보잉사 정비교범에는 해당 볼트와 관련된 주의사항이나 장착 지침이 소개돼 있지 않다"면서 "해당 볼트는 작동축 교체 등의 사유가 없으면 통상 장착 당시의 형태를 유지하게 되며 공군 1호기 역시 2001년 제작 이후 해당 볼트가 교환이나 점검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공군과 대한항공은 지난 3월 21일 공기개폐기문이 부서진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제작사인 보잉사에 공기흡입구개폐기문, 문 작동기, 연결장치 등 결함부품을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해 지난 1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받았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는 정비교범에 따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정비를 맡은 대한항공에 귀책사유는 없다"면서도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한 데 책임을 물어 7천100여만원의 임차료 감액조치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은 "통례적으로 직접적인 손상에 대해서는 보잉사에 배상을 청구한다"면서 "손상된 부품과 추가 소요 비용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전용기는 지난 3월 12일 오전 8시10분 서울공항에서 이륙하고서 15분 뒤 기체 하부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오전 9시50분에 착륙했다.

 

착륙 직후 대한항공 정비요원의 점검 결과 객실 에어컨 시스템의 공기흡입구 3개 중 1번 공기흡입구개폐기문이 부서진 것이 발견됐고, 소음과 진동은 부서진 문이 풍압에 의해 주변부와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통령전용기는 공기개폐기가 객실 온도 조절을 위한 장치로 항공기의 안전 운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이어서 문을 신품으로 교환한 뒤 오전 11시25분 재이륙했다고 공군은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대한항공과 5년 임차계약을 맺어 2001년식 '보잉747-400'을 빌려 대통령전용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운항과 정비는 대한항공, 관리감독은 공군, 운영의 총괄 책임은 청와대 경호처가 각각 맡고 있다.

 

공군은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항공기 주기검사 주기를 24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고 월간 점검을 신설했다. 또 운항시 유사한 환경에서 3시간 이상 기능점검비행을 실시하는 등 대통령전용기 정비체계 개선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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