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이미지 개선을 위해 BT(바이오기술)·CT(문화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등 학사구조를 점진적으로 개편해 나갈 것입니다.” 정길생 건국대 총장은 취임 후 6개월 동안 대학 발전을 위한 세부적인 마스터플랜을 구상, 새 학기부터 학사구조 개편 등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건국대는 병원신축 공사, 남측부지개발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제2의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병원신축과 함께 국내 최첨단 ‘의생명과학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대학발전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정 총장을 만나 대학 발전을 위한 세부 내용과 계획을 들어봤다.

- 대학발전을 위해 그동안 구상하셨던 계획들을 발표하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내용인지요.

“취임 후 지난 몇 개월 동안 대학발전을 위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했으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 학기부터 차근차근 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는 남측부지 개발을 본격 착수하는 등 대학 중흥의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대학발전을 위해서는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인적 인프라구축을 위해 우수한 교수, 직원, 신입생을 확보하는 게 관건입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1백여명의 교수를 충원할 계획이며 신규 채용 교수의 자격 요건을 상향 조정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대학행정요원 역시 입시, 취업 등 관련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대학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물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연구와 교육용 공간 확충이 시급합니다. 3년 후에는 단과대학 배치가 완전히 바뀔만큼 건물 신·증축 공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교육공간 내부도 멀티미디어 시설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물적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외도 학사 및 행정구조의 점진적 개편, 정보화·국제화 사업에도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 학사 및 행정구조개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기본적으로 대학의 구조를 시대에 맞게 모던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대학의 경우 재단으로부터의 재정지원 여건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따라서 이를 최대한 활용해 BT·CT분야를 집중 육성시켜 나갈 것입니다. BT분야에서는 그동안 쌓아왔던 축산·농과·수의과대학 분야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과대 생명과학을 접목시켜 국내 최첨단 ‘의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할 것입니다. 농축산분야는 몸집을 줄이는 대신 연구에 집중, ‘BT건대’라는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BT분야의 육성과 함께 대학 이미지 개선과 사회적 수요에 부응해 첨단 영상예술 부문을 중점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 영상미디어, 회화, 영화예술 등 관련 학문을 접목시킨 전공을 신설해 예술대학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대학 행정구조도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능률중심의 조직으로 개편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학발전에 가속을 더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도입, 평가받는 신상필벌제도를 반드시 정착시켜 나갈 것입니다.”

- 최근 들어 각 대학마다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건국대는 이 부문에서 상당히 앞서있다는 평입니다.

“장기적 차원에서 캠퍼스를 국제화 기지로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또 단순히 우리 학생을 해외로 파견하는데 역점을 두기보다는 외국대학과 서로 공동학위제 확대를 꾀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국제화 캠퍼스 구축을 위해 우선 외국인 전임교수를 매년 20여명이상 채용, 3~4년 후에는 전체교원의 10%대까지 끌어올려 원어강의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 지날달 준공된 국제학사를 활용,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우수학생을 추천받아 특별 교육시키는 ‘세계청소년지도자프로그램’을 신설,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해 나갈 생각입니다. 규모는 50~1백여명으로 내년 봄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또 국제화 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과의 공동학위제를 기점으로 기존 국제교류프로그램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나갈 방침입니다.”

- 재임기간중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이라면.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연구소가 있어야 합니다. ‘의생명과학연구소’ 이외 중국·일본·북한 등 동북아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입안까지 가능한 수준의 ‘사회과학연구소’ 설립을 구체화시켜나갈 것입니다. 대학 정보화구축도 중요한 부문입니다. 교육·연구 및 행정 전반에 걸쳐 정보화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 이에 맞는 종합정보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디지털화도 적극 추진 대학의 정보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학에 대한 각종 평가에 적극 대비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들 평가는 대학의 내실화를 위한 지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대학교육 발전을 위해 정책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학의 독특한 학풍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자율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국내 대학의 병폐로 지적돼온 획일화 서열화는 대학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을 갖고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당국이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간섭보다는 대학이 스스로 커나갈 수 있도록 자율권을 대폭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정길생 총장은 누구?> '국내 축산학계 산증인' 정길생(62) 총장은 지난 73년부터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로 재임해 왔으며 기획조정처장, 교무처장, 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제 16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1965년 건국대 축산과를 나와 73년 일본 교토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 총장은 국내 축산학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4백여편에 달하는 논문과 21권의 저서, 11건의 특허를 받는 등 이 분야의 산증인. 정 총장은 특히 83년 인공수정이식기술을 최초로 도입한데 이어 93년 한우의 젖소 출산을 성공시켜 학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97년 한국축산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계축산학회 이사, 한국과학기술 한림원종신회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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