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한양여자대학 아동복지과 교수

최근 정부는 전문대학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전문대학 전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육여건과 성과가 우수한 전문대학을 선정 지원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과 전문대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고 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기관 평가인증사업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들 사업과는 차별적으로 교육여건과 성과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전문대학을 선도그룹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소위 WCC(World Class College) 사업이 조만간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4월 27일에 WCC사업 설명회를 거쳐 금년도 6월말까지 약 7개의 WCC를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WCC사업은 기존 사업들과 함께 전문대학 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전문대학의 운영 구도를 재구조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과연 WCC 사업이 전문대학에 주는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가? 그리고 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WCC는 국내외 산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직업교육 여건을 갖추고 계속적인 성장가능성과 글로벌 직업교육역량을 갖춘 선도 전문대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간 사업들은 최소한의 교육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거나 절반 이상의 전문대학을 우수역량 대학으로 선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의 수월성 향상이나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WCC 사업은 대학의 생존을 넘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대학의 기량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WCC 선정 기준과 절차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지난 4년간 교육역량사업에 최소 2회 이상 지원받은 대학을 선정하는 1단계 요건평가와 재정건전성, 특성화, 취업역량, 산학협력역량, 국제화역량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는 2단계 기관역량평가, 그리고 산업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3단계 고객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이같은 선정방식은 포뮬러 지표로 교육의 여건과 성과를 판단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평가자료 작성에 따른 대학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선정기준이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기관의 여건 및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있는 전문대학을 선정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취업률과 같이 현행 고용시장의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선정결과를 요건평가로 반영하고 있어 다양한 직업분야의 특성화 전문대학이 고루 선정되지 못한 한계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계 명문직업학교의 특징이 경쟁력을 갖춘 특성화된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육여건과 성과를 동시에 구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WCC사업 초기단계에서는 우수한 교육여건과 성과를 갖춘 전문대학을 우선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다양한 직업분야의 특성화된 우수대학이 선정 육성될 수 있도록 지표를 개선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WCC사업이 활성화되고 세계적 수준의 명문 직업학교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행과 같이 단순히 명품학교로 지정해 주는 것을 넘어서서 WCC에 대한 파격적인 재정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작고 강한 특성화 대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6개월부터 4년 이상의 탄력적이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함으로써 대학의 교육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고, 국내 수준을 넘어서서 세계 각국의 입학자원을 수용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국제화 교육 기반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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