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바이오메디융합캠 19일 개교식

동국대(총장 김희옥)가 19일 일산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개교식을 열었다. 기존 서울·경주캠퍼스에 이은 제3캠퍼스다. 하지만 성격은 확실히 다르다. 연구중심 BT특성화 캠퍼스로 차별화했다. 대학 차원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동국대는 새 캠퍼스를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발전시켜 3월 김희옥 총장 취임 후 전개 중인 ‘제2건학운동’의 핵심역량으로 삼을 계획이다.

■ 의학·약학·한의학·생명과학 결집 ‘시너지’ =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의 핵심은 융합연구와 교육을 통한 시너지 효과다. 이를 위해 동국대는 기존 일산병원과 의과대학·한의과대학·약학대학·바이오시스템대학을 결집시켰다. 경주캠퍼스의 의대·한의대 교육과정 일부를 옮겨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약대 신설로 인프라 조성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학내 논란이 됐던 바이오시스템대 이전 문제도 의견 조율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단순히 관련 단과대학과 부속병원을 모으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캠퍼스가 자리잡은 일산의 고양메디클러스터와 연계한 발전전략을 세웠다. 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3자간 MOU를 체결해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의 밑그림을 그렸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공계 특성화인 만큼 산학협력을 통한 R&D, 기술이전 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캠퍼스가 제모습을 갖추면 230여명의 교수진과 2000여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진척 속도가 빠르다. 산학협력관과 강의동 등이 준공된 1단계 캠퍼스 조성사업이 완료됐다. 3월 문을 열어 현재 학생 10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8월에는 지하2층, 지상7층 규모의 약학관이 완공돼 2단계까지 마무리된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3단계에서는 바이오대학관과 기숙사가 신축되며 기업과 연계한 R&D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 이공계 강화 나선 동국대 야심찬 승부수 =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개교는 동국대가 이공계 강화를 위해 띄운 승부수다. 그동안 동국대는 인문·예술 분야에 비해 이공계가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이공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구력은 각종 대학평가나 국책사업 수주와 직결된다. 때문에 최근 대학 발전전략의 무게중심을 이공계로 옮겼다. 동국대는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가 이공계 발전과 연구력 강화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동국대가 추진 중인 3대 특성화 방향 BT·NT·CT 3개 중 2개가 이공계다.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는 미래 유망분야인 BT 특성화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학 차원의 투자 의지가 강하다. 김 총장은 개교식에서 “첨단 생명과학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제2건학의 새 활로를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동국대는 의료기기개발촉진센터를 설립, 국비 100억원과 지자체 지원금 30억원 등 총 14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로 확대 이전했다. 의료 현장의 의료기기 평가·연구, 제품 개발 연결이 목표로 사업 첫해에 의료기기 개발 아이디어 34건을 발굴했다. 또 임상시험센터, 신약후보물질 라이브러리 등 계획한 핵심시설이 들어서 R&D, 기업 유치 등 틀이 잡히면 연구와 산학협력에서 발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R&D·지역밀착 목표… 기업·지자체 관건 = 동국대의 청사진에는 대학과 지역사회가 윈윈(win-win)해야 한다는 조건이 깔려있다.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고양메디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이끌면 자연히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도 연착륙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 다음에는 R&D클러스터 부지를 채우는 기업 유치와 인프라 활용이 기다리고 있다.

동국대가 지자체와 힘을 합친 것은 고양시가 신약물질 도출, 의료기기 시제품 발굴 등 연구 기반 확보와 의료관광 특구 조성이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등 인프라가 뒷받침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동국대는 국내외 기업연구소와 벤처연구타운, 의료복지타운 등이 들어설 부지가 제공돼 관련 기업들이 집적이익을 누릴 수 있는 점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국대는 지역사회와의 밀착을 위해 캠퍼스에 부설유치원·영재교육원·사회교육원 등을 신설한다. 또 ‘지역 핵심인재 특별전형’을 마련해 의학전문대학원·약대·바이오시스템대 입학정원 5~20%를 경기 북부지역 학생들로 선발할 계획이다. 동국대 측은 “베드타운이란 이 지역 이미지를 탈피해 지역산업 발전과 환경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며 “인구 300만 기반 경기 북부 거점대학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학·지역 함께 발전하는 계기 될 것”
[인터뷰] 이상일 전략기획본부장

-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개교로 이 분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기존 동국대 일산병원에 경주캠퍼스 의대와 한의대 교육을 분담하고, 서울캠퍼스 바이오시스템대가 이전한다. 여기에 약대가 신설돼 바이오·메디컬 분야가 결집된 캠퍼스를 구성했다. 첨단 교육·연구시설을 갖춘 데다 기업들이 참여하는 R&D존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의대와 한의대는 기초교육을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에서 받고 병원에서 실습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때 논란이 됐던 바이오시스템대 이전 문제도 발전적 환경에서 교육·연구에 집중하자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다. 더 이상의 잡음은 없고 계획에 맞춰 차근차근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 이공계 강화와 연계된 BT 특성화 캠퍼스란 점이 주목되는데.
“100주년을 맞은 2006년에 특성화 분야로 3개를 골랐다. 유망분야인 BT 쪽을 우리 대학도 간과할 수 없었다. 연구력의 상당 부분이 이공계에서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 초점을 맞춰 발전계획을 수립, 계획에 따라 몇 년간 꾸준히 투자해왔다. 우선 BT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사실 대학의 이미지 개선 차원도 있다. 대학이 성장하려면 의대를 끼고 있어야 하고 의대가 잘 되려면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 수도권의 주목을 받는 캠퍼스로 성장하면 자연스레 대학 전체 인식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 제2건학운동과는 어떻게 연결시킬 계획인가.
“첨단 R&D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이 되려고 한다.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인근 주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시설과 입학전형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기도, 고양시와는 MOU 체결 이후 실무 지원과 협조를 계속 받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연구소 유치와 의료복지타운 추진 등에 힘을 모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구축과 성장은 동국대 제2건학의 핵심 사업이다. 집중적 투자와 함께 집적효과를 보장하는 특성화된 클러스터임을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명실상부한 경기 북부 거점대학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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