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진 본지 논설위원·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교수

요즘 대학생들은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강의 중 학생들에게 간단한 설문을 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한다고 답변한다. 일부는 텔레비전 그리고 소수만이 신문을 읽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요즘 대학생들의 대중매체 이용 현실이며 세상 돌아가는 현실을 접하는 방식이다.

뉴스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다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놀랍게도 그들이 클릭하는 콘텐츠의 다양성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연예·오락·스포츠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주로 선호하고 정치·사회·문화 등의 시사교양정보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학생들의 솔직한 답변이다. 이는 대부분의 포털사이트가 뉴스캐스팅을 하는 과정에서 초기화면에 엔터테인먼트로 분류되는 콘텐츠를 부각시키는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사진이나 이미지 또는 동영상 등을 제시함으로써 클릭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만해도 캠퍼스 곳곳에서 학생들이 신문을 펼쳐보는 모습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신문은 휴대하기도 수월했을 뿐 아니라 그 영향력이나 신뢰도가 높았기 때문에 이용도 역시 높았다. 물론 미디어 환경이 크게 달라진 지금 과거의 사정을 지금과 같은 첨단정보사회의 그것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또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는 장소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문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접하는 대학생들의 수동적 태도와 제한적 접근에 있다.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사실만으로 대학생들의 정보습득 방식이 적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들이 즐겨 클릭하는 것들은 주로 시각적 이미지로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였고 다분히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콘텐츠에 무의식적으로 이끌리게 된다는 것이 사실이 설문을 통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문지면의 좌우상하 배열에 따른 기사의 차별적 비중, 텍스트 기사와 사진의 절묘한 조화 등 오프라인 신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편집의 예술을 네티즌들은 경험하기 어렵다.

신문을 적어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읽는다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해보면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우선 이 학생들은 뉴스의 가치(value of news)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뉴스이기 때문에 1면 톱으로 배치된다는 것은 물론 섹션별 지면과 더 나아가 요일별 특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유익한 기사는 스크랩을 하거나 신문을 펼치기 전에 종이와 펜을 준비해 메모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필자가 소속된 언론광고학부 전공학생들만의 사례가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고 지원하는 ‘대학 신문읽기 강좌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학기에 개설한 ‘신문으로 국제사회읽기’ 교양강의에서 조사된 내용이기도 하다. 신문을 읽는다는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날의 톱뉴스들이 무엇이고 세상에 무슨 일들이 발생했으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주지하고 있다고 했다. 젊은이로서 글로벌마인드나 국제적 감각을 익히기에 신문은 매우 유익한 정보매체라는 것을 서슴지 않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 읽는 사람들이 앞서간다(Readers are Leaders)’는 표어처럼 신문 읽는 대학생들은 의제와 토론을 주도한다. 물론 읽는다는 것이 집중력을 요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행간의 의미를 읽을 때 논리적 사고력과 이슈에 대한 추론능력은 향상될 수밖에 없다. 흔히 반짝 ‘스펙’ 쌓기보다 신문읽기를 통해 진정 폭넓은 교양과 안목으로 리더십을 갖춘 대학인들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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