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역량강화사업 4년 연속 선정’, ‘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률 전국 1위’(2009년 기준, 지난해 전국 3위),

2002년 천태종단이 설립한 금강대 앞에 붙는 타이틀이다. 짧은 연륜에 전체 정원이 40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대학이지만 각종 교육여건 지표에서 금강대는 대규모 명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소수정예교육’이라는 금강대만의 특성화로 탄탄한 내실을 다져온 결과다.

특히 지난 2월 정병조 총장이 취임하면서 금강대는 눈에 띄는 변화를 맞고 있다. 동국대 부총장까지 역임한 그는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학제·직제 개편으로 “금강대의 사회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

- 국내 많은 종립대학 가운데 금강대는 가장 최근에 설립된 학교다.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소수정예교육’을 표방한다. 학생 전원이 장학생이고, 전교생이 4년 내내 기숙사 생활을 한다. 타 대학은 물론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금강대만의 특징이다. 이 같은 소수정예교육으로 ‘불교 이념을 갖춘 미래의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다. 현재까지 4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7년 첫 졸업생 배출 이후 행정고시 합격자 및 지역인재추천 6~7급 합격자를 거의 매년 배출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미시간대 등 세계 100대 대학 석사과정에 입학하는 학생만 26명이다. 이들은 벌써부터 학교 위상을 높이고 있다.”

- 최근 금강대가 학제·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2개 학부 4개 전공을 3개 학부 9개 전공으로 확대하고, 정원도 65명 증원한 것이 골자인데, 향후에도 외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인가
“현재 우리 대학은 전체 정원이 400명이다. ‘미니’라는 말이 붙을 정도다. 대학 정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몸집을 불린다기보다도 최소한 종합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선 전체 정원이 1000~1500명 정도는 돼야 한다. 여태까지 대학 규모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학문 연구를 위한 일정 수준의 대학 규모를 갖춰 나가는 것이라 보면 된다. 정원이 늘더라도 발전기금모금 등으로 ‘소수정예교육, 전원 장학금’이라는 금강대만의 특성화는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 취임사에서 응용불교학 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듯, 최근 학제개편을 통해 응용불교학과를 신설했다. 응용불교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21세기 불교학 연구의 태도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가모니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환경 면에서 여러 가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진리는 차이가 없지만 적용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안락사 인정, 낙태 등 현대사회에 나타나는 첨예한 문제가 있다. 이를 불교적 시각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응용불교학이다. 앞으로 불교정치학·불교사회학·불교심리학 등을 많이 개발하면 불교사상의 외연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취임 당시 금강대의 사회적 인지도가 낮은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좋은 대학이란 튼튼한 재단, 교수의 질, 우수한 학생,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이미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다. 그런데 왜 인지도가 낮을까 생각해보니, 금강대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해답이 나왔다. 그래서 목표를 두 가지 정했다. 먼저 불교 종립대학으로서 불교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최고가 되자는 것이다.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9월부터 논산에 지역사회의 평생교육을 담당할 ‘금강 불교아카데미’를 열고 내년 2월에는 대전에도 개설할 생각이다. 또 국제대학 같은 외국어 교육기관을 지역에 설립해 점차 지역사회에 대학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 금강대는 천태종단이 설립한 대학이다. 종파 때문에 염려하는 학생도 있지 않을까
“분명 그런 염려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는 것도 우리 대학의 몫이다. 나 역시 조계종이지만 천태종립학교의 총장을 맡았다. 불교에는 종파가 없고, 굳이 따지자면 다 같은 불교종이라는 게 내 평소 신념이다.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채플이나 법회도 우리 대학에는 없다. 큰 틀에서 종단의 뜻을 이어가되, 세부적인 부분은 대학 스스로의 노력으로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 금강대는 수능 1~2등급으로 학생선발 기준을 엄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만큼이나 인성을 평가하는 추세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계획도 있나
“사실 입학사정관제 자체에 다소 회의감을 갖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입학생들의 인성을 평가한다고 하지만, 국내 입학사정관의 대부분은 고교 교사 정년퇴직자들이다. 전문 입학사정관이 아닌 분들이 과연 학생들의 인성 테스트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수험생 사이에서 입학사정을 위한 학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대학은 워낙 우수한 학생들을 뽑겠다는 원칙이 확고하기 때문에 학생 인성 역시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현재까지는 저소득층 가정 자녀를 위한 ‘소년소녀가장 전형’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 끝으로 우리나라 대학 숫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이 점점 더 어려워질 텐데, 우리나라 고등교육, 무엇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대학의 본질적인 문제가 특성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대학은 학생을 성적순으로 자르면서 특성화도, 색깔도 잃었다. 미국·영국·중국 등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와 같이 영문과·국문과·IT·공학 등 모든 학과를 개설한 종합 유니버스티를 수백 개 설립한 곳이 없다. 기독교면 기독교전문대학, 불교면 불교전문대학, 이런 식으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선 처절한 ‘특성화’가 있어야 한다.”

 

 

정병조 금강대 총장은 1947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나와 동국대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동국대 문과대학 윤리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1984년부터 3년간 인도 네루대 객원교수, 1992년 동국대 교무처장, 1997년 동국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1997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불교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을 지냈고 2007년부터는 불교학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월 18일 금강대 제4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이인원 회장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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