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팀 조용석 기자

지난달 29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제 전문대학도 ‘교(校)’자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대학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묻자 좋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특별한 변화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일부 나왔다. 그러나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전문대학이 ‘교’자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너나없이 의견이 일치했다.

‘교’자가 붙게 되면 원했든 원치 않았던 4년제 대학과 경쟁이 빈번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 앞선다. 전문대학 입시관리자들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4년제 대학이 처음으로 미충원 등록을 시작하자 입학자원을 빼앗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장학금 주어가며 길러놓은 학생들은 전문직업인이 되기보다는 4년제 편입을 희망해 대학관계자들을 전전긍긍하게 한다.

최근 전문대교협이 조사한 현장실습 설문조사를 보면 학생들이 왜 전문대학을 기피하는지 알 수 있다. 설문에 응한 460개의 산업체 가운데 60%는 전문대학 현장실습에 대해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에 호의적인 기업이 설문에 적극 응했을 것을 고려하면 실제 만족도는 훨씬 낮을 것이다.

전문대학의 목표가 전문직업인을 양성해 최소한의 재교육으로 산업체에 취업시키는 것이라는 데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제도적으로 현장실습을 체계화시켜 산업체가 요구하는 전문인을 만들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똑같이 데려다가 재교육 시켜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임금을 덜 줘도 되는 전문계고 졸업생이 전문대학 졸업생보다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업체가 원하는 전문인력을 훌륭히 키워 내 4년제 보다 더 선호하는 전문대학을 만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방법은 전문대학을 사랑하고 전문대학에 평생을 바친 분들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교’자를 전문대학에 붙이는 게 당연하다고  모두가 공감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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