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과 한방의 장점을 접목시킨 신의학.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센터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양·한방 협진으로 극복할 수 있는 미래의학의 꿈을 '경희의학'에 담고 있다.

신의학을 '경희의학'이라고 불리는 것은 1971년 개원이래 30여년 동안 양·한방 협진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검증과 상대의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 양·한방 협진의 역사가 곧 우리 나라 협진의 역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동서협진센터는 '양·한방의 장점을 살리고 한가지 의학이 갖고 있는 의학적 한계를 극복해 신의학인 '경희의학'을 창출해 의료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5월 종합센터로 문을 열었다.

지난 72년 침술마취에 의한 충수절제수술을 시작으로 동서암 연구소 발족, 산모들을 위한 산후보양클리닉, 정형외과 환자들에 대한 한의사 진료, 침구와 마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한방협진이 시도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학적 효과와 학문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 98년 개설된 신장병센터, 암센터를 비롯, 99년 개설된 척추센터, 관절·류마티스센터 등은 동서협진센터의 대표적인 클리닉센터로 명성을 얻고 있다.

두경호 동서협진센터소장은 "동서협진센터가 의료 및 학문적 성과에서 오늘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양방병원과 한방병원의 우수한 의료진이 대거 협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협진에 참여하는 의사 모두가 각각의 전공분야 별 팀을 이뤄 양·한방 전문 진료클리닉을 개설, 특정 질병에 대한 상호 효과적인 이해와 협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가지 의학이 갖고 있는 의학적 한계 또는 미비점에 대한 효과적인 협진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서비스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서협진센터는 철저하게 양방과 한방전문의 두 명의 의료진이 한 조를 이뤄 동일한 공간에서 협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의료진의 원활한 협진을 가능케해 치료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질병치료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심리적 안정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방의학과 한방의학은 지금까지 상호간 영역에 대한 불가침 원칙만 강조돼 상대 의학에 대해 서로의 보완관계가 이뤄지지 못했으며 양·한방 의료간의 불신과 갈등의 확대로 의학발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여러 의료기관으로부터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양·한방 협진 시스템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두 소장은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은 환자와 질병에 대한 접근과 시술방법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양·한방 협진은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문적인 입장과 질병에 대한 접근 방법이 상이한 양·한방의사가 한자리에 앉아 치료방법을 협의하고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지난 30여년 동안 경희의료원이 기울여온 상대의학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 구축이 밑바탕이 됐다.

대학부속병원의 고유임무인 교육, 진료 및 연구에 충실하기 위해 각 진료센터별로 실적평가를 통해 매월 소정의 연구비를 지급, 협진 교수의 연구의욕 고취는 물론, 새로운 양·한방 협진모델을 제시해 환자들에게 좀더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센터에는 총 16개의 특화된 전문 진료클리닉이 개설돼 있다. 진료팀의 명칭에서도 불 수 있듯이 기존 의료법상의 진료과목 표기와는 전혀 다른 전문 클리닉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의료진 또한 양방, 한방 또는 치대병원에서 해당분야의 전문의들이 참여하고 있다.

양·한방협진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활발한 연구와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동서협진센터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것은 아니다. 현재 약 30병상규모의 협진전용 병동을 계획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소속 클리닉의 전문의가 속해 있는 양방 또는 한방병원의 입원실을 이용하고 있어 의료진의 협진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특정 질병에 대한 전문치료 센터로서 의료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그에 따른 효과적인 홍보와 협진모델 개발을 위한 부단한 연구가 필요하다는게 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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