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물적 요건 마무리, 내실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역점

로스쿨 유치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 로스쿨을 위한 동아대의 준비는 여느 대학보다 빠르고 치밀하다. 이미 수년전부터 현행 법조인 양성체제의 문제점을 인식, 로스쿨 도입을 예견하고 발 빠르게 준비해온 탓이다. 지난 2002년 약 6백억원을 투입해 부산 부민동 옛 법조청사를 매입해 법과대학 단독건물을 확보했으며 모의법정 전용도서관 등 로스쿨 관련 기본시설을 이미 오래전부터 구축했다. 지난해 9월에는 조무제 전대법관을 비롯, 현역 로펌 대표변호사 등 해당 분야 최고 변호사와 경력 교수들을 영입했다. 현재 총 27명의 전임교수 중 실무전문가만 8명에 달한다. 이번 2학기에도 헌법, 미국헌법, 해양·수산법, 중국통상법 등 10개 전문분야의 전임교수 10명을 추가로 영입하고 이중 3~5명은 현직 실무법조인으로 초빙할 계획이다. 전폭적이고 과감한 투자··· 로스쿨 선두주자 로스쿨 유치를 위한 동아대의 과감한 투자는 국립대학은 물론 다른 사립대학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그만큼 로스쿨의 운영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방향을 확고히 설정,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동아대가 부산을 대표하는 사학이라는 점도 로스쿨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법조인 양성을 위한 로스쿨 운영에 많은 예산이 드는 만큼 국립대 보다는 사립대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일본에서는 사립대학 위주의 로스쿨이 설립, 동아대 유치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법조인을 비롯, 대학 법조인동문들을 중심으로 로스쿨 유치 특별기구를 설립, 1백억원의 발전기금 조성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지방화, 세분화, 전문화에 중점 로스쿨 유치와 관련 동아대가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인적·물적 요인보다 로스쿨 운영 및 교육프로그램 부분이다. 이는 로스쿨 인가 기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내실 있는 프로그램의 구축이야 말로 로스쿨 도입 본래 취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동아대는 각 분야별 10여명의 전임교수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다. 교수 초빙분야도 △헌법 △미국헌법 △법조윤리 △민사실무 △중국법 △EU법 △법여성학 △해양·수산법 △중국통상법 △유럽통상법 등 세분화된 영역이다. 부산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세분화된 영역에서 전문화된 교수진을 구성하려다 보니 다소 생소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다. 영입인사 중 3~5명은 법조실무자로 채울계획이다. 이는 동아대가 지향하는 로스쿨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내는 단면이다. 올 2월에는 법원장 출신, 로펌 대표변호사 등 실무법조인 4명을 대거 임용했다. 부산지방법원장 출신 김시승 변호사, 법무법인 청해 서영화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삼덕 김백영 대표변호사, 송강직 대구가톨릭대 법학교수를 영입했다. 김시승 변호사는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부산지법원장을 거쳐 지난 2002년 변호사 개업을 한 법조인. 또 서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각각 국제통상 및 조세·회계분야에서 독보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서 변호사는 미국 뉴욕주 국제변호사 자격도 갖춰 해상보험·해사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거물급 실무 법조인을 교수로 영입한 것은 우수 교원을 확보함으로써 로스쿨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학 측은 앞으로 지방화의 본격 도래, 법률시장 개방 등에 따라 법률 서비스도 전문화 특성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국제통상 기업법무 조세 해상보험 등 전문분야 법조인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대는 내년 3월까지 30여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하고 실무법조인 비율을 30%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법대명문’ 로스쿨 인프라 완벽 로스쿨 유치를 위한 동아대의 적극적인 행보만큼이나 ‘동아대가 당연히 로스쿨을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법과대학을 모태로 한 동아대는 지금까지 길러낸 법조인만도 수백명에 이르는 등 ‘법대 명문’의 명예와 전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데다 사립대학으로서 로스쿨 운영에 따른 탄력적 재정운용상의 장점 등 여느 대학보다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정만희 로스쿨추진위원장 인터뷰> "지역특성 맞는 해상관련분야 특화시켜 나갈 것" “지역특성에 맞게 해양수산, 해상보험 등 해양물류, 중국통상법 분야를 특성화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대학은 로스쿨 유치를 위한 물적·인적 요건을 끝낸 상태라 무엇보다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로스쿨 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만희 로스쿨추진위원장(교학부총장·법학)은 곧 영역별 특성화를 위한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세부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로스쿨 도입과 관련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방편에서 로스쿨이 도입돼야 한다”며 “이 같은 큰 그림 위에서 로스쿨 인가기준을 마련하고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법조인이 턱없이 모자라는 지금 우리나라 법률시장 체제로는 법률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으며 법조인 수를 대폭 확대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정 위원장의 지론이다. 정 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법조인 1인당 국민 수가 2백75명이고, 영국은 5백57명, 프랑스는 1천5백명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5천7백여명에 달한다”며 “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로스쿨 정원도 최소한 2천여명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은 “이같은 사법개혁의 온당한 취지를 위해 로스쿨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로스쿨은 바로 이 취지에 합당한 최적의 환경을 갖춘 대학이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대가 로스쿨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갖는 것도 바로 이같은 당위성 때문일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