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수도권 특성화 사업 유치에 앞장"

“‘중앙의 미래’를 작곡하고 지휘하겠습니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의 취임일성이다. 신임 박 총장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88올림픽, 2002월드컵 개막식에서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을 지휘하였듯이 이제는 중앙의 오케스트라를 세계무대에서 힘차게 지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예술인 출신 총장’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박 총장은 이제 예술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학 경영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취임 22일째를 맞는 지난 24일 중앙대 총장실을 찾아 박 총장이 구상하고 있는 중앙대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 취임 후 한 달 동안 대학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구상을 했을 텐데. “대학경영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다. 저의 전공인 작곡과 지휘자 경험을 살려 대학이 화합의 앙상블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지난 4년간 부총장직을 수행해 왔기 때문인지 대학경영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 예전에는 중앙대하면 약학대가 유명했다. 지금은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약학대는 지금도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해내고 있다. 약학대의 경우 의과대, 자연과학대, 공과대 등과 더불어 생명공학 특성화 학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문화산업이 뜨면서 문화예술 산업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부각되고 있지만 이공계분야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잘 크는 나무에 거름을 더 주듯이 예술분야는 계속 육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13년 후면 개교 백주년을 맞는데 대학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백주년 사업으로 계획된 드래곤 2018사업은 ‘CAU 2018 백주년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계승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그동안 총장이 바뀔 때 마다 발전계획도 바뀌곤 했는데 전임 박명수 총장과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발전계획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학내 의견 수렴을 통해 ‘CAU 2018 백주년사업 기획단’을 발족시켜 대학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 위에 백주년사업 계획을 성안하여 추진하도록 할 생각이다.”
- 임기 4년 동안 어떤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수도권 대학은 앞으로 2~3년간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하느냐, 아니면 영원히 뒤처지느냐 하는 기로에 놓여있다. 대학경영의 기본 틀로서 대학별 특성화, 교육·연구의 국제화, 대학행정의 분권화와 합리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원의 획기적 발전 전략 수립을 통한 연구중심대학, 산학관연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산학협동중심대학, 세계적 수준의 인재개발 요람인 교육중심대학으로 특성화 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4년간 1백60억원대의 수도권 특성화 사업을 유치할 계획이며 대교협 종합평가 최우수대학 인증을 획득,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 - 각 대학들이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앙대도 유치위원회를 꾸리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지난해 12월 법대 교수들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설립추진위원회’를 총장직속기관으로 설립했다. 로스쿨 유치는 법대만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생사가 걸린 문제다. 로스쿨 정원이나 인가대학 숫자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작정이다.” - 우리 사회는 이제 산업 전반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유독 대학교육의 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대학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편하게 안주하고 있다가 대학이 많이 생겨나면서 이제 대학도 구조조정 시대를 맞고 있다. 수도권 대학도 언제 학생을 줄여야 할지 모른다. 대학은 학생이 들어와야 운영이 된다. 위기감을 갖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 교육부의 대학정책이 대학발전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은데. “교육부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처지에 따라서 수용해야할 것은 수용해야 하지만 대학 당국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가령 등록금 인상은 대학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데 아직까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재단이 다 책임질 수 있나. 어느 대학이나 마찬가지로 마음편한 총장이 없을 것이다. 발전기금 유치 규모가 곧 총장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돼버렸다. 산학협력단을 만들어서 수익사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이겨나가야 하지 않겠나.” -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맡기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전적으로 찬성한다. 오늘의 대학은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 놓여있다. 그 경쟁은 이미 국내수준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일류대학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학생이 오지 않는 대학은 자연히 문을 닫아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이 속도를 붙이는 만큼 대학 자율권도 보장돼야 한다. 학생선발권 등 고유권한은 전적으로 학교에 위임하고 교육부는 대학운영에 있어 큰 틀만 잡아주면 된다. 차츰 대학 자율권이 확대되고 있고 궁극적으로 대학자율 시대가 오리라 본다.” - 대학교육협의회가 올해부터 대학종합평가 순위를 공개했다. 순위 매김에 대해 의견들이 다양하던데. “대학 구석구석을 조사해 사실을 공개하고 평가기준 등급을 수치화 해 발표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학 평가는 사실 수박겉핥기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데서 주목할 만 하다. 계열별로 등급과 순위를 매겨 공개하는 것이 장단점이 있겠지만 대학별 특성화 분야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한류문화아카데미를 설립하고 ‘한류과정’을 신설했다. 설립취지와 운영방안은. “한류가 지속되려면 드라마 등에서 촉발된 관심을 한국 문화예술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와 인력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대학이 나서야 한다. 한류문화아카데미는 한류 열풍을 한국문화 발전과 세계화의 계기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올 2학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1년 6개월 코스의 석사과정, 6개월 코스의 전문가과정, 1주일 코스의 체험과정 등으로 운영된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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