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까지 행진한 시위대와 경찰 물리적 마찰도

4일로 한 주째를 맞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릴레이 촛불문화제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29일 반값 등록금 시위로 대학생 73명이 연행됐다 풀려난 데 이어 이날도 17명(경찰 추산, 한국대학생연합은 24명으로 발표)이 연행됐다.

이날 오후 7시 광화문 KT사옥 앞에 모인 대학생과 시민 1000여 명은 9시 30분경 자진해산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돌연 450여명의 학생들이 광화문 사거리 방향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제지하자 이들은 방향을 바꿔 종로2가까지 진출, 인도를 점거한 채 “반값 등록금 실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11시경 경찰의 강제해산 과정에서 17명이 연행됐다.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측은 “사전에 집회 허가를 신청했으나 경찰이 불허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미신고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35개 중대 2500명을 투입했다. 시위대와의 물리적 마찰도 일어났다.

이날 집회에는 유시민 참여민주당 대표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강남훈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참여해 학생들에 대한 지지를 전했다.

주말이라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가족 단위 시민들도 다수 참가했다. “친오빠도 등록금 때문에 자주 괴로워해 공감된다”는 고교생 강신혜씨(18)는 교복 차림으로 친구들의 손을 잡고 광화문을 찾았다. 서강대생 조성태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참가했다. 조 씨의 어머니는 “등록금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거리에 나온 학생들을 보니 안쓰럽다”고 말했다.

한대련은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를 11일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지난 2일 밝혔다. 10일에는 전국 대학 동맹휴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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