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항공교육의 메카’ 한국항공대가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항공대는 21세기 항공우주특성화를 내세워 이 분야 세계적 종합교육센터로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홍순길 총장은 “50년 역사에 걸맞게 열린 교육, 앞서가는 교육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국제 수준의 항공대학으로 위상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총장을 만나 항공대 특성화 추진계획과 대학 전반에 대한 비전을 들어본다.

- 개교 50주년을 축하드린다. 우선 항공대학으로서의 특성화 전략을 말씀해 달라.

“우리 대학은 항공 전문가 양성과 재교육을 병행, 오늘날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항공기 정비에서 운항, 재료 설계 제작 관제, 전자·정보통신 등 종합적인 항공과학교육기관으로 특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 대학은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시뮬레이터 위주의 실습을 병행해 졸업 후 재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교육체제를 구축했다. 대부분의 학부가 석사·박사과정까지 동 대학원을 통해 수료할 수 있어 전문적인 항공우주 지식을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도 큰 자랑이다. 최근 들어서는 고양시와 함께 ‘고양 테크노파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항공관련 정보통신공학 중심의 IT 연구 활성화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특성화 대학답게 타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라면.

“3개 학부 5개 학과 모든 전공이 항공과 관련된 학문이기 때문에 전 학과가 특성화돼 있다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중에서도 항공운항학과는 국내 유일의 민항공분야 조종사를 양성하는 학과로 최근 들어 항공 안전과 보안요원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다수의 생명을 담보로 조그만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일에 종사하게 될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에 실무교육을 중요시 한다. 이와 함께 인성, 정보통신, 어학도 교육의 중요한 한축이다. 토익 6백점, 토플 5백점 이상의 기본적인 영어와 컴퓨터 관련 2급 이상 자격증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졸업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 최근 자주 발생하는 항공기 사고와 관련 대학에서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지난해 9·11 테러와 잇따르는 항공사고로 항공교통안전본부가 설립됨에 따라 이 부문의 전문인력 양성과 재교육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민간항공안전교육원인 한국항공안전교육원을 설립, 항공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항공안전에 대한 국제기준과 최신정보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항공기술교육원과 비행교육원이다. 이곳에서는 국내 항공사의 항공정비사를 비롯해 조종사 비행교육, 항공교통관제, 전기기술 등 항공관련 전 분야에 걸쳐 항공종사자 위탁교육 및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기술교육원은 지난 97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1기 항공정비사 교육생 50명을 선발해 교육, 항공정비사 양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또 국내에는 4년제 항공서비스교육기관이 없는만큼 서비스요원을 양성하는 전문대와도 연계, 재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 항공산업관련 정보통신분야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IT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양시와 함께 학교 옆 10만평 부지에 1천5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고양테크노파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테크노파크에 항공우주와 IT·교통·물류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1백50여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및 대학 발전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학 구내에 중소벤처육성지원센터를 설립, 현재 항공관련 그래픽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주)브이알시스템 등 19개 기계·항공우주와 전자통신 분야의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 개교 50주년인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이라면.

“우선 건학 50주년을 맞아 도약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교직원·학생·동문들이 힘을 합쳐 건학 50주년 기념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념관에는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회의장을 비롯, 각종 첨단 연구실과 학습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공사는 올 연말 착공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조성된 10억원을 포함, 2004년 2월까지 목표금액인 5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대학은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 명문대인 엠블라리들 항공대와 교류협정을 맺고 매년 교수와 학생을 파견하고 있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의 23개 항공대학과 협정을 체결해 활발한 교류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올 가을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10개 항공대학 총장을 초정해 세계항공우주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를 계기로 국제교류를 증진하는 한편 국제 항공우주대학협회 구성을 주도해 명실상부한 아태지역의 중심 항공대학으로 부상할 계획이다.”

- 끝으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그동안 군사보호지역, 그린벨트 등으로 대학이 외형적으로 발전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랐다. 한때 경기도 안성에 수십만평의 대지를 확보,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린벨트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군부대도 협조적이어서 차츰 대학발전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특히 50주년 기념관인 항공우주정보센터는 항공우주 교육 및 연구를 체계화하는 초석을 마련할 것이다.”

<홍순길 총장은?>

동북아 항공우주산업의 전진기지로 항공대 발전을 이끌고 있는 홍순길 총장은 평생을 항공산업에 몸바쳐온 ‘항공인.’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67년 대항항공에 입사하면서 항공과의 첫 인연을 맺었다. 대한항공 영업부장, 워싱턴·홍콩지점장 등을 지내 국제 감각이 뛰어나다. 홍 총장은 42세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박사과정(정치학·항공정책)에 입학한 의지의 만학도. 학위 취득후 지난 98년 항공대 항공교통학과 교수, 항공산업정책연구소장, 기획처장을 역임, 지난 2000년 8월 총장에 취임했다. 현재 항국항공우주법학회 회장, 건설교통부 한국공항공단 자문위원 등 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총장은 스승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참고 용서할 줄 아는 관용을 첫 번째로 꼽는다. 어떤 경우든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것 이상 좋은 교육이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교육 철학이다.

<특성학과> 항공운항학과 - 이 학과는 과학에 기초해 항공기 운항에 대한 논리적 해석 능력을 부여하고 항공기 활동영역, 운항원리와 절차, 운항환경과 안전 그리고 조종사 수행능력을 갖춘 항공 조종사를 양성 배출하고 있다. 4년간의 전과정을 이수 하면 공학사의 학위가 주어지며 대학원에 석사·박사과정이 설치돼 있다. 이 학과의 가장 큰 특징은 재학 중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명과 계기비행증명 취득을 위한 조종실기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 졸업과 동시에 단기간의 훈련이나 군 조종장교로 근무한 후 항공안전관리분야 및 항공산업분야의 전문직, 국내외 민항공사 조종사로 진출할 수 있다. 항공교통전공 - 항공활동의 기반이 되는 공역과 항공교통시스템의 설계, 관리, 운영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내 유일의 대학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학부는 항공교통관제교육원이 부설돼 있어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기준에 따라 민간항공교통관제사를 양성하고 있다. 항공교통전공의 교과과정은 항공관제사와 운항관리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항공교통운영 관련 과목들과 공항, 항공사, 일반항공, 항공기 이용사업 등의 경영 및 관리와 관련된 과목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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