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중앙 드넓게 펼쳐진 일감호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산림은 캠퍼스의 낭만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16만8천여평에 달하는 건국대 캠퍼스는 넓은 평지와 동산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캠퍼스로 꼽힌다.

건국대 캠퍼스가 자리잡은 광진구 모진동 일대는 북한산 덕양산 관악산 용마봉으로 이어지는 서울 외사산의 좌청룡에 속한다.

50년대 초반 학교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가 캠퍼스 부지를 물색하던 중 이 일대의 70여만평을 매입, 55년부터 본격적인 캠퍼스 조성에 들어갔다. 모진동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말을 방목해 기르던 말목장으로 당시 나무 한 그루 없는 불모의 농토와 쓸모없는 습지대였다 한다.

캠퍼스 기본 설계는 설립자인 유 박사가 현장에서 직접 담당했으며 한 그루의 자연수, 조그마한 언덕 하나라도 자연미를 손상시키지 않고 주변환경에 맞게 건물을 배치했다.

캠퍼스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일감호도 자연 늪지대를 활용, 부지 중간 황토를 파내 축조에 필요한 벽돌을 만들면서 인공호수를 조성했던 것.

대학뿐만 아니라 광진구자치단체의 명소로 손색이 없는 일감호는 면적만 1만5천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호수. 재학생, 지역주민들의 안식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일감호는 봄, 가을축제 때면 낚시대회 보트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전국대회 규모의 빙상대회도 이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일감호의 '一鑑'은 주자가 책을 보다가 문득 느끼는 바가 있어 지은 '관서유감'이라는 글에서 따온 것으로 '새물이 흘러 들어와 맑은 호수가 되듯 올바른 학문을 닦는 길에도 항상 새로운 흐름을 받아야한다'는 학문하는 이의 심적 태도를 교훈 삼는 뜻이 담겨있다.

일감호는 원래 한강이 수원있으나 택지개발로 수로가 단절되면서 대운동장 부근 지하수를 퍼올려 일감호로 흘러보냈다. 일감호의 새 수원이 된 활수천은 78년 준공됐으나 현재는 사용치 않고 있다.

일감호 주변 청심대와 선화교도 캠퍼스 명물로 알려져 있다. 일감호 다리가 처음 만들어 졌을 때 둥근 아치형의 무지개 모양이라 하여 홍예교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등나무를 심어 시렁을 만든 휴식처는 그대로 등가대라 불렸다.

그러나 70년 노산 이은상 선생이 학교를 방문해 등가대를 청심대라 하고 홍예교를 선화교로 명명하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건국대 정문을 들어서면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건물이 상허기념도서관이다. 89년 5월 연면적 7천여평,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준공되었으며 90년 서울시로부터 최우수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신식 도서관이 신축됨에 따라 주위 캠퍼스도 깨끗하게 단장됐다. 도서관 건물 정면으로 넓은 진입로와 종 모양을 상장하는 아치형 조형물이 세워져 캠퍼스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도서관은 건물의 외관 못지않게 내부시설도 4천여석에 달하는 열람석을 비롯 5개국어의 통역시설을 갖춘 국제회의실 및 리셉션 룸 등 최신시설이 들어서 있다.

상허기념도서관은 개관 당시부터 입퇴관 관리시스템과 대출반납의 완전 전산화에 이어 미래형 전자도서관 시스템 구축을 위해 Linnet시스템을 도입, 토털 자동화시스템을 가동시킴으로써 대학도서관의 정보화·전자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도서관 주위에 조성된 세계 언어문자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정문에서 상허기념도선관에 이르는 도로 양편에 조성된 조형물은 각국의 돌을 사용, 그 나라의 문자가 새겨져 있다. 88년 1차 제막식을 시작으로 현재 60여개국의 문자가 새겨져 있다.

본관 앞 건국대를 상장하는 황소상은 농촌 근대화에 앞장 선 설립자의 뜻을 새겨 71년 건립한 조형물이다. 캠퍼스 중심부에 자리잡은 박물관도 건국대의 자랑거리다.

이 건물은 종로구 낙원동 교사를 85년 11월 현위치에 복원한 것으로 박물관 겸 상허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낙원동 교사는 건국대 전신인 조선정치학관, 단국대학, 정치대학 등이 이곳에서 발족,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물이다.

박물관은 개화기의 독특한 양식을 하고 있으며 복원 당시 벽돌이외 기초부분과 계단부분, 벽돌 쌓은 중간부분의 석재들은 전부 옛날 건물 그대로다. 구조와 크기 등 모두 옛 건물과 똑같이 복원된 것이다.

현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는 국보 142호 '동국정운'을 비롯 보물 477호인 '율곡이이선생 남매 분재기' 등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5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공과대학 뒷편 경원당 역시 종로구 사직동에 위치해 있었으나 79년 건국대학교 캠퍼스로 이전됐다. 이 건물은 1900년대 건물로 구한말에서 일제때까지 전통한옥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민속자료로 가치가 높다.

건국대 캠퍼스는 앞으로 민중병원 신축공사와 관련 주변 조경사업도 활발히 전개된다. 2004년 정문 오른쪽 공터에 들어서게 될 지상 11층 규모의 민중병원은 캠퍼스 아름다움을 한껏 더 해줄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는 학교발전 계획 수립과 마스터플랜 확정을 위한 서울캠퍼스 종합 진단작업에 착수,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학내 인적·물적자원의 재분배, 조직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도출, 21세기 세계적 명문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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