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해소' 가장 시급히 풀어야

대학생들은 우리 나라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로 '빈부격차 해소'와 '도덕성 회복'을 꼽았다. 또 농민,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은 반면 10명중 8명 이상이 정치인을 가장 불신한다고 대답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을 예견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통일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거나 부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생들은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가장 이상적인 통일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통일을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할 조건으로 '문화교류'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우리 나라의 당면과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로 25.8%가 '빈부격차 해소'라고 응답해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 IMF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구조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대학생들은 생각했다. 빈부격차 해소가 1순위로 꼽힌 것은 경제 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지속되는 경기침체 여파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빈부격차 해소에 이어 '도덕성 회복'(20.8%)과 '국제경쟁력 강화'(17%)도 우리 나라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우선 과제로 꼽혔다. 이는 물질만능에 따른 도덕불감증이 아직도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국제경쟁력 강화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가 강조됨에 따라 지난해 조사 때보다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치적 민주화(15.9%)와 남북통일(9.4%), 지역간 갈등해소(9.4%) 등도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풀어야할 당면과제로 꼽혔다. 대학생들의 사회전반에 대한 의식은 지난해와 비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4번째로 꼽힌 '국제경쟁력 강화'가 우선 순위 3번째로 한 단계 뛰어올랐으며 '정치적 민주화'는 한 단계 내려앉았다. 가장 신뢰하는 집단과 불신하는 집단을 묻는 질문에서는 각각 농민계층과 정치인이 수위를 차지했다. 대학생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으로는 농민(27%)이 1위를 차지했으며 시민단체(20.5%)가 그 뒤를 이었다. 대학생(11%), 생산노동자(10.1%) 등도 10% 이상의 비율을 차지, 비교적 높은 신뢰를 나타냈으며 교수·교사(7.3%), 문화 예술인(7.1%), 군인(3.7%), 법조인(2.3%), 언론인(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으로 처리한 지난해와 비교, 생산노동자, 교수·교사집단이 각각 4위와 5위로 한 계단씩 뛰어올랐다. 문화예술인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는 6위를 기록, 집단별 약간의 순위변동이 있었다. 반면 가장 불신하는 집단으로는 여전히 정치인(87.2%)이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 이는 계속되는 정쟁과 최근 DJP 공조 파기과정 등에서 나타난 이전투구 양상도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신집단에서는 정치인의 지지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운데 기업가(3.4%), 언론인(3.1%), 법조인(1.5%), 군인(0.9%), 공무원(0.9%)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불신집단 역시 복수응답으로 처리한 지난해와 비교, 큰 변동은 없었다. 작년 의약분업 등으로 불신집단으로 분류됐던 의·약사들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 불신비율은 0.4%에 불과한데 비해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0.8%로 '불신집단'이라는 멍에를 벗었다. 이 부문에서 최근 몇 년간의 통계를 놓고 볼 때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농민, 생산노동자 등 사회 근간을 이루는 생산직종 계층과 사회 견제세력으로 부상하는 시민단체에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치인, 기업가, 언론인 등이 매년 불신 주요집단으로 등장하는 것은 사회적 이익보다는 오로지 개인 혹은 집단의 당리당략을 추구한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시기에 대해서는 '1~10년 사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4.2%로 이중 8.1%가 5년 이내, 26.1%가 10년 이내 통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20년 사이'라는 응답은 35.2%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14.4%가 15년 이내, 20.8%가 20년 이내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19.7%에 달했으며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율도 10.2%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학생들의 통일 예견시기는 지난해 설문조사 때보다 약간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5년 이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13.2%에 달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8.1%에 불과했으며 '10년 이내'라는 응답 역시 지난해 27.4%에서 26.1%로 낮아졌다. 반면 '15년 이내'라는 응답은 지난해 11.8%로 나타났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4.4%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문항에 없었던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10.2%로 나타나 통일에 대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불투명,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에 따른 영향, 국내 보수세력 반발 등으로 통일 예견시기가 몇 년 후퇴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을 위해 선행돼야할 조건으로는 46%가 '문화교류'를 꼽았으며 '경제교류'(18.5%), '평화협정체결'(15.2%), '이산가족 상봉'(9.2%), 군비축소(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부문에 있어서는 중요도 순에서는 지난해와 변화가 없었으나 문화교류 비중이 높아진 것이 특징. 이상적인 통일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69.0%가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라고 응답해 공동체 의식 회복을 통한 평화적 통일을 가장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주장하는 '고려연방제'와 '1국 2체제 통일방식'은 각각 20.9%, 6.5%로 조사됐다. 통일방식에 있어서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 '고려연방제' 지지비율이 지난해보다 상승했으며 '1국2체제 통일방식'의 지지율은 15.8%에서 6.5%로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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