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행정학부의 성공적 특성화 전략을 다른 학부로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법률행정학부를 비롯, 호텔관광학부, IT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처음으로 한국형 로스쿨제도를 도입, 주목 받고 있는 영산대 부 총장을 만나 대학 특성화 전략과 장기발전계획을 들어본다.

-. 우선 영산대의 특성화 전략을 말씀해 달라.

"우리 대학은 현장중심교육, 수요자중심교육, 지역밀착형 교육을 특성화 전략으로 설정하고 법률, 정보통신(IT), 호텔관광 등을 특성화 선도분야로 선정한 '영산대 특성화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는 2001년을 도약기(2001년∼2004년)의 첫해로 정하고, 본격적인 특성화 사업추진을 통해 선도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확보, 그 성과를 다른 분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특성화 분야 선도 역할을 하는 법률분야는 국내 최초로 로스쿨 방식의 법률교육을 시도했으며 그에 대한 필요한 내부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IT분야는 신설대학으로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시킬 수 있고 실무형 IT인력에 대한 사회적, 지역적 인력양성 수요가 막대하다는 점이 각각 고려됐다. 또한 호텔관광분야는 동남해안 관광벨트에 위치한 부산·경남 유일의 호텔관광 개설 4년제 대학으로 실무중심의 교수진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러한 도약기에 이어 발전기(2005∼2008년)에는 국내 최고의 특성화 분야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각 학문분야별로 특성화된 교육모델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이를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즉, 백화점식 종합대학 보다는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 특화할 수 있는 전공을 선정하고 거기에 자원을 집중,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 한국형 로스쿨 도입으로 주목받고 있다. 법학분야의 특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현재 우리 나라에 미국과 같은 로스쿨을 도입하기에는 관련단체의 반대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미국 로스쿨제도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 법률행정학부를 운영할 것이다. 올해부터 시행하려는 '4+2한국형 로스쿨 제도'는 우선 4년의 학부과정에서 사법시험 1차 시험과목을 중심으로 편성된 법률관련 전공과 함께 건전한 국가관·가치관 함양을 위한 인문사회학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는다. 논어·맹자·대학·중용·목민심서 등 동서고전 중심의 인문학 기초교육을 이수케 하고, 경제학, 정치사상사와 같은 인접과학도 배우게 하고 있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법률을 배운 법조인은 '법률기계나 법 기술자'가 될 우려가 크다는 비판여론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수업도 소 송기록 등을 이용해 분쟁의 원인·소송과정·판결 등 분쟁의 전과정을 보여주고 법적 사고를 익히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이렇게 학부과정(4년)은 사법고시 1차 준비기간이자 인접 과학을 탐구함으로써 넓은 법조인의 소양을 쌓는 기간인 셈이다. 이러한 학부과정을 마치면 법무대학원(2년) 진학에 의해 사법고시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법연수원에 준하는 이러한 사전교육은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원을 졸업하여 성공적인 법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프로그램으로서, 무엇보다도 법률교육의 폭을 사법고시 합격 후의 학생들 진로까지 확대·배려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 지방대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우리 대학은 활동반경을 부산, 경남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활동무대를 서울지역까지 넓히고 있다. 법무대학원은 일반법무전공과 국제법무전공 과정을 서울 삼성동 소재 영산대 서울 강의지원본부에서도 운영하고 있으며, 본교와 서울강의지원본부를 연결하는 화상강의시스템을 구축, 지방대학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5월 광장, 미래, 세종, 우현, 율촌, 충정, 태평양, 화백, KCL 등 국내 굴지지의 법무법인 대표들과 산학협정을 맺고, 인턴과정을 개설한 바 있다. 이러한 산학협정으로 영산대 법률행정학부 재학생들은 법무법인의 인턴으로 채용,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는 구성원 회의에서부터 의뢰인에게 조직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과정에 참여, 실질적인 업무협조시스템을 배우게끔 하고 있다."

-. 지난해 경남대, 창원대, 밀양대 등과 대학간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안다. 주요 내용과 추진 현황이 궁금하다.

"지난해 7월 경남대에서 '경남 중·동부 4개대학 공동발전협약'을 체결했다. 4개 대학 공동발전협약 체결은 경남의 산업, 문화, 경제, 행정의 중심지역에 소재한 4개 대학들이 새로운 역할에 대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고, 지방대학의 공동화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한 지방대학 역학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다자간 협력관계'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즉 대학간 교류협력관계를 다자간 협력관계로 한 단계 발전시켜 지역사회와 4개대학의 공동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이다. 이와는 별도로 부산대, 울산대 등과 '3개대학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바 있다. 부산과 울산을 잇는 국도 선상에 일직선으로 위치한 일명 '삼산(三山)대학교'로 불리는 3개대학들이 맺은 협정은 기본적으로 '교육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21세기 대학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 대학은 향후에도 지역적 특성화 분야의 접목 등을 통해 지역의 경쟁력 제고라는 큰 틀 속에서 교류협력의 폭을 점진적으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 총장 재임기간 중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이라면.

" 크게 '실사구시 학풍'과 '동양문화의 세계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실사구시란 그저 사실을 그대로 보거나 실용적인데 치중한다는 뜻이 아니라, 세상의 본질을 꿰뚫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실에 조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저희 대학의 법무대학원은 이런 이념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학생들에게 졸업하자마자 법무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주자는 취지이다. 예컨대 디지털경제무역학부는 '국제 경제학'이라는 이론보다는 인터넷 무역과 전자상거래를 집중 교육한다. 둘째 우리 대학은 '동양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다. 서구문화의 맹목적 추종이 오늘날 산업사회의 역기능을 불러 일으켰다는 문제의식 하에 서구문화의 단점을 보완하고 산업사회의 역기능을 극복할 수 있는 가치관을 동양문화에서 찾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논어를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고 또한 법률행정학부에서는 맹자, 중용, 대학 등 동양고전을 수강토록해 수신과 경세(經世)의 지혜를 배우게 하고 있다"

. -. 지역사회와 교류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대학은 지역의 지식거점으로서, 대학이 중심이 되는 산·학·연 네트워크에 기초해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 인적 자원을 제공함은 물론 고유한 문화기능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의 중심으로 봉사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적극 실천해 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권역별 산·학·연 연계 체제 구축에 힘쓰는 한편 전문화, 다양화 시대에 우리 대학이 보유한 첨단교육장과 우수한 교수진을 활용해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사회의 평생 교육장으로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

< 프로필>- 197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 1981년 부산지방법원 판사 - 1991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 2000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 2001년 2월 영산대 총장 취임 <영산대 특성화 학부> - 법률행정학부 영산대의 괄목할 만한 성과 중 대표적인 것이 '미국 로스쿨 방식의 법률교육 지향'이다. 법률행정학부와 법무대학원의 이러한 특성화 방향은 무엇보다도 교수진의 구성과 교육과정의 편성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영산대는 윤관 前대법원장이 명예총장으로 있고, 법무부총장은 양삼승 前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맡고 있으며, 부구욱 총장이 前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대학 수뇌부 모두가 법조인 출신인 점만 보더라도 법률행정학부의 특성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각 전문분야의 권위있는 중견 변호사들로 이루어진 교수진들이 실제 재판과정의 판례 및 국내외 법률현장의 사례와 경험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 호텔관광학부 영산대 호텔관광학부는 지역적 상황에 맞는 호텔관광 전문 실무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현장 경험이 많은 교수진을 대거 확보,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 또한 특성화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과 다양한 형태의 실습환경을 확보했다. 대학 내에 연회장, 제과제빵실습실, 조리실습실, 호텔객실, 여행사 등 실습실을 마련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며, 호텔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호텔관광학부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을학기에 호텔 투어를 실시하여 기본 지식과 소양을 체득하고, 호텔경영 및 레저산업 경영의 최신기법을 현장에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년마다 다양한 방식의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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