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3년만에 다시 타오르다
촛불집회 3년만에 다시 타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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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시위 질서정연… '촛불 문화재'로 승화

 

광화문의 촛불이 3년 만에 다시 타올랐다. 6·10민주항쟁 24주기를 맞은 10일, 3만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반값등록금의 주인공인 대학생뿐만 아니라 30대 이상의 직장인, 주부, 중고등학생 등 다양한 시민들이 청계광장 일대를 빼곡히 매워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방불케 했다.

 

■ 청계광장 가득 메운 3만여 ‘촛불’ = 촛불문화제 예정시각인 7시 전부터 광화문 일대를 밝힌 촛불대열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7시 30분경에는 청계광장 소라탑에서 수포교까지 빼곡히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청계천 다리위에까지 걸터앉아 집회에 함께했다.

 

학생과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서로의 초에 불을 옮겨가며 집회를 준비했다. 떡과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며 등록금 문제에 대한 세대 간의 의견을 교류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머리 위로는 국민대, 고려대, 경희대, 건국대 등 30여개 대학 학생들과 시민단체 등이 들고 나온 수십 개의 깃발들로 물결을 이뤘다.

 

지난 8, 9일 이틀간 동맹휴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4개 대학 중 숙명여대를 제외한 3개 대학은 정족수 미달로 동맹휴업이 무산됐지만, 학생들은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촛불집회 현장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여성연맹과 전국비정규여성노조 조합원들은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위해 현장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줬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한 손에는 주먹밥을 쥐고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전교조에서는 김밥 1000줄을 제공해 식사를 거르고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배를 채워줬다.

 

■ ‘주먹밥’도 먹고 ‘노래’도 부르며 = 촛불문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시경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청계천 수포교를 넘어 광교인근까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은 3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고, 지나가다 발길을 멈추고 촛불을 든 시민까지 셈하면 5만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집회에는 문화제를 주최한 야4당, 21C한국대학생연합, 등록금넷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호소할 때마다 거리 위 수많은 시민들은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시민들은 ‘반값등록금 실현’, ‘최저임금 5410원’, ‘등록금 없는 세상’ 등의 구호가 적인 플래카드를 더 높이 쳐들었다.

 

집회의 사회자로 나선 고려대 조우리 총학생회장은 “기말고사기간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다”며 “경기, 인천, 광주,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도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며 반값등록금 실현 촉구에 함께하고 있다”고 집회의 시작을 알리자 함성소리는 더 크게 쏟아져 나왔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들은 연대발언으로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대표는 “등록금은 2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 여러분의 문제고 온 국민의 관심사”라며 “이제 대학은 80%의 학생이 다니며 보통교육에 접어들었다. 대학재정확보로 반값등록금을 넘어 무상등록금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 “남 일 아냐” 고교생 촛불 ‘눈길’ = 집회 내내 청계광장에는 노래가 흘렀다. 청계광장 앞 무대에서는 서울지역 노래패와 율동패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아마추어 밴드의 노래와 댄스공연도 계속됐다. 90년대 민중가요가 흘러나오자 넥타이부대는 물론 노래를 모르는 학생, 아이까지도 따라 불르며 흥을 더했다.

 

조용한 노랫가락에는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했고, 신나는 음악소리에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몸을 흔들며 촛불문화제를 즐겼다. 문화제 중간 중간에는 “촛불이 이긴다”, “대학생이 이긴다”는 구호와 함께 촛불로 파도타기 응원도 이어졌다.

 

이날 거리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야간 자율학습 도중에 참가했다는 황지수(이화여고 1)양은 “등록금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 2년 후 나의 일이기 때문에 참가했다”며 “용기 있게 나서준 언니 오빠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촛불을 든 시민 유호승(59)씨도 “어른들이 나와서 이런 대학생들의 움직임을 거들어 줘야한다”며 “반값등록금 실현은 전 세대가 같이 가야 가능하다”고 거리에 나온 이유를 밝혔다.

 

■ 주부도, 직장인도 다함께 ‘반값등록금!’= 줄이 길게 늘어서 무대가 잘 보이지 않던 수포교 근처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북과 장구를 치며 “인하하라! 인하하라!” 노래를 불러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거리에 나온 외국인은 촛불을 들고 사진을 찍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응원에 힘을 보탰다.

 

3시간여 진행된 촛불문화제는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면서, 10시 30분쯤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자율적으로 자리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치웠고, 일부는 청계광장에 남아 못 다한 등록금 논쟁을 이어갔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14개 중대 1200여 명의 전경들이 배치됐으나 집회 인원들과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가한 40대 주부는 “학생들이 참다 참다 결국 거리로 나온 것 같다. 다시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함께했다”고 했고, 직장인 전장훈(39)씨는 “80·90년대 학생운동이 다시 부활한 느낌이다. 희망이 보인다. 반드시 반값등록금이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계광장 집회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은 밤 10시 40분경 을지로 입구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8차선 중 4차선을 점거한 채 명동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학생과 시민들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외치며 명동을 지나 서울시청 쪽으로 행진을 계속했다. 거리행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일부 시민은 박수를 치며 거리 행진하는 대학생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홍여진·박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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