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운 성결대 총장의 첫 인상은 따뜻함이다. 캠퍼스를 걸으며 학생들에게 격 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다. 아침마다 통학버스에 올라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부활절 달걀을 학생들에게 건네는 그에게 ‘아빠 같은 총장’은 이젠 자연스러운 수식어가 됐다. 추진력은 정 총장의 또 다른 모습이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대담 내내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성결대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성결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없었다. 학생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것도 있지만 한 해 동안 교육 인프라가 눈에 띄게 변모했기 때문이다. 반값 등록금도 좋지만 중요한 건 학생들이 낸 등록금 그 이상을 교육으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반값 등록금이 최근 이슈다. 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싸다고 느끼고 있는데 성결대는 어떤가.

“성결대 등록금은 학생들과 철저한 협의 하에 결정된다. 등록금 운영 내역도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임원 40~50명에게 공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등록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총장이 직접 나서 동결을 제안해 그 자리에서 등록금 논의가 끝났다. 타 대학들에 비하면 적은 적립금이지만 ‘올해 이 정도 예산이면 되겠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해에는 등록금을 소폭 인상했지만 학술정보관 등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투자했다. 학생들이 등록금을 낼 때 ‘이 정도 등록금은 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인지 학생들이 지난 몇 년간 큰 불만 없이 총장의 말을 믿고 따라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 연임 1년이 지났다. 소감이 어떤지.

“역대 총장 중 48세 최연소 총장으로 취임한 후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잘 이끌어 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해 9월 개관한 학술정보관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KAIST를 비롯해 개관 후 지금까지 60여개 대학들이 새 학술정보관을 방문해 벤치마킹 했다. 교육 환경 인프라는 구축됐지만 교육의 질 제고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 첨단 학술정보관이 신축이 눈에 띈다. 전국 대학 최초로 자동서고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아는데.

“기존 학술정보관은 21년 된 낙후된 건물에 있었다. 총장이 되기 전부터 그 모습을 보며 우리 학교에 건물이 들어온다면 학술정보관부터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외국 대학에 가면 그 대학 도서관을 방문해 강점 등을 메모해 왔다. 국내 대학들 중에서 도서관이 잘 된 곳들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벤치마킹해 새 학술정보관 설계에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사실 자동서고 시스템 도입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예산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완공된 지금 도서관의 패러다임을 역동적으로 바꾼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

- 학술정보관이 하드웨어라면 교육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는.

“원어민 교수를 확충하고 우수한 교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외국인 전임 교원은 3년 사이 30여명 확충해 현재 40명을 넘었다. 이는 전체 교수(164명)의 25%를 차지하는 수치다. 동시에 전임 교원 공채를 1년에 1번에서 2번으로 늘려 학생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우수한 교수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학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과를 특성화할 경우 학교 예산을 1년에 1억 원씩 3억 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학부에 1억 원을 지원받았다. 특성화학과는 외부 평가단으로부터 취업률, 교수 충원률 등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후 선정된다. 그리고 1년 후 다시 평가를 실시해 평균 70점을 넘어야 계속 지원을 해 준다. 특히 지원된 예산이 학과 학생들에게 돌아갔는지 자체 감사도 실시하고 있다.”

- 총장으로서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면.

“The Best’, 1인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에게 항상 ‘너는 가능성이 있다, 너만의 가능성을 키워라, 그 가능성을 극대화해라’라는 말을 못이 박히게 말한다. 한 날은 졸업생이 학교를 방문해 후배들에게 1인자 하면 떠오르는 사람을 정상운 총장이라고 말해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한 학기에 2~3번 학생들을 만나 던진 말이 그렇게 강력하게 학생들에게 각인될 줄 몰랐다. 그 얘기를 듣고, 아이들이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그런 말들이 마음에 새겨지는 것 같아 새삼 놀랍고 기분 좋았다.”

- 총장님이 뽑는 성결대 대표 학과는.

“뷰티디자인학부는 경기도내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개설된 인기 학과로 경쟁률이 높다. 최근엔 대학원에도 학과가 개설돼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또 전통을 자랑하는 사회복지학과를 비롯해 체육교육과, 연극영화학부, 유아교육과 등이 해마다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며 성결대 대표 학과로 꼽힌다. 특히 체육교육과는 체육 교사자격증이 발급되는 도내 몇 안 되는 학과로 지난해 1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큼 인기가 좋다.”

 

    △ 박성태 본지 발행인(사진 왼쪽)과 환담 중인 정상운 총장.

- 최근 대학알리미에 건강보험 DB 취업률, 유지취업률 등이 공개되면서 대학 취업률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성결대는 이 같은 건보 DB 취업률과 유지취업률 도입으로 불리한 점은 없는지.

“건강보험 DB 취업률이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많이 하락했다. 성결대는 신학대를 비롯해 연극영화학부, 음악학부 등이 있어 취업률 집계에 있어 다소 불리한 점이 있다. 신학대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건보 DB 취업률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다른 학과들은 여전히 집계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우리 대학의 기존 학과들이 주요 대학들과 똑같은 정점에서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돼 현재 트렌드에 맞춘 학과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 대학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성결대의 구조조정 계획은.

“대학원은 이미 구조조정을 시행, 성공적으로 이뤘다. 문화예술대학원을 신설하고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원에서 정원을 빼 탄력적으로 정원을 조정했다. 결과 기존에 반만 채워졌던 정원을 모두 채웠다. 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삼진 아웃제를 도입했다. 이는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3번의 기회를 주고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원 구조조정을 계기로 학부도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교수들의 반대가 있겠지만 현실에 맞춰 변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학원보다 더 강도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 2012년 개교 50주년을 맞는다. 성결대 반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선에 서 있다. 계획은.

“2012년 개교 50주년을 맞아 10대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골자는 이 시대가 원하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성화학과를 육성, 국제학부 신설, 소수 정예를 위한 전액 장학금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인문학 강좌 등이 열리는 국제 학술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 세미나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 석학들을 대거 초청할 계획이다. 개교 50주년을 기점으로 성결대를 작지만 내실 있는 기독교 명문대로 성장시키겠다.”

 

 ■ 정상운 총장은 …

1958년 전북 고창 출생, 성결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문학박사 수료, 침례신학대에서 신학석사·철학박사를 취득했다. 1988년 성결대 신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교목실장을 거쳐 2006년부터 성결대 5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2010년 6대 총장으로 연임됐다. 현재 베트남 홍방대(Hong Bang Univ.) 명예 총장, 한국신학회 회장, 한국신학대학 총장협의회 총무부회장, 한국복음주의 신학대학 협의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사진 = 한명섭 기자, 정리 = 송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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