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스탁 막으려···누리꾼 “치사하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해 본부를 점거한 학생들이 17일과 18일 교내 본부 앞 잔디밭에서 문화행사인 ‘본부스탁’을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대 본부 측이 행사 하루 전인 16일 스쿨버스를 동원해 교내 곳곳을 통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본부 측의 통제 행위는 광우병 촛불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에 컨테이너를 동원했다가 ‘명박산성’이라 불렸던 것에 빗대 오연천 총장의 이름을 딴 ‘연천산성’이라 불리며 누리꾼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본부스탁’은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등 점거농성을 지지하는 밴드와 DJ 등 28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록 페스티벌로, ‘우드스탁’을 본 따 기획된 문화행사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유명 밴드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었지만, 본부 측이 행사 하루 전인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본부스탁을 ‘미승인 불법행사’로 규정하고 통제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본부 측의 통제를 우려한 본부스탁 팀은 장비와 무대를 실은 차를 행사 하루 전에 불렀지만, 본부 측이 이러한 사실을 감지하고 오후께 셔틀버스를 동원해 행사장 주변을 차단해버린 것.

 

본부 측은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부터 교내 셔틀버스를 동원, 행사장 주변 길목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차량 통제에 반대해 몸으로 저지하기도 했지만, 결국 본부 측이 통제를 강행하면서 자동차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공간들만 남게 됐다. 500동 방향을 비롯한 정문에서 본부로 오는 길목과 문화관과 사회대 주변이 셔틀버스와 트럭으로 막혔다. 이에 따라 일부 직원들이 퇴근하지 못한 채 불편을 겪기도 했다.

 

특히, 정문에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본부스탁 기자재를 실은 차량들을 검열에 들어가 물의를 빚고 있다. 본부스탁 팀은 이에 대해 “후문 쪽으로 들어오는 택배차량도 검열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상황을 풀려고 노력중이지만 본부 측은 묵묵부답”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16일 스누라이프를 비롯한 인터넷에 퍼지면서 게시판에 서울대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명박산성과 다를 게 없다” “뭐가 무서워서 막아대느냐” “집회도 아닌 문화행사를 이렇게 막는 것은 치사한 일”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과 관련, 본부스탁 팀은 행사를 강행할 입장이어서 행사당일 본부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한편,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점거가 17일로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본부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부를 점거한 학생들에게 ‘퇴거요청’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본부 측은 이 자리에서 본부스탁 행사에 대해 “외부에서 주관하는 행사인데다가, 본부의 허가를 맡지 않아 허락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본부스탁 팀은 “서울대 학생들이 주관하는 행사이고, 허가를 받기 위해 제안서 등을 보냈지만 서울대가 허락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본부 측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본부스탁을 허가할 수 없다”고 했다가 기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외부행사이기 때문에 불허하는 것”이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 사진출처 : 스누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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