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혼란 속…이사회 “다시 현대백과 재협상 할 것”

3년여간 서원학원 인수에 공을 들여온 현대백화점이 돌연 인수 철회를 결정하면서 학내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책임공방이 거센 가운데, 이사회는 정상화 작업을 재정비하고 현대백화점에 인수철회 재고를 요구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원대 학내에서는 교수회가 주도권 다툼을 위한 소송을 벌이는 등 학내 갈등과 분열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상화의 길이 너무 멀고 험난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현재 진행 중인 정상화 절차 자체를 부정하는 교수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제 더 이상 서원학원의 경영참여 의사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서원학원 인수를 최종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수철회 결정은 서원학원 이사회가 “현대백화점을 재단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라 학내에 큰 충격을 던졌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지난 3년간 서원학원의 최대채권자로 학원은 물론 지역사회에 공공연한 인수대상자로 이미지를 새겨온 만큼, 돌연 포기를 선언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내에선 “현대백화점이 애초에 인수의사가 없던 것 아니냐”, “대기업의 무책임한 처사”라는 현대백화점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이사회와 교수회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인수 포기 이유를 교수회 내부 갈등으로 지목한 만큼 교수회에 대한 비난이 크다.

그간 교수회는 현대백화점의 서원학원 인수를 저지하는 교수들과 이를 환영하는 교수들로 나뉘어 내홍을 겪었다. 이에 직원노조는 성명을 내고 “서원대 교수들은 이제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대학과 학원을 공멸로 몰아가고 있다"며 “학원 정상화의 걸림돌일 뿐인 교수들은 이제 학원정상화 과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도 “현재 일부 교수들은 아직까지도 심각한 상황을 간과한 채 자신들 마음대로 대학과 학원을 좌지우지 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학원정상화를 교수들의 전리품으로 착각해선 안 되며 교수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독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서원대는 현대백화점이 인수포기 이유로 밝혔던 부분을 재정비해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수회 갈등과 관련해선, 교수회가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현대백화점 그룹의 요구사항을 전폭 수용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하면서 재협상 의지를 다졌다. 

교수회는 22일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의 구조를 개편한다는 현대백화점 그룹의 제안에 동의한다”며 “현대백화점 그룹이 서원학원 인수 포기 결정을 철회하고 구성원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병일 이사장도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백화점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인수포기 선언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현대백화점이 철회 이유로 밝힌 부분을 즉각 개선하고 포기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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