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교육부의 재정지원평가 중 '교육 내실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화여대는 해당 부문의 각 평가지표별 항목에서 나름의 차별화된 교육 내실화 사업을 심도 있게 진행, 최우수 대학의 위치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평가 중 '교육내실화' 부문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수업의 질적내실화 △졸업생의 취업 실적 △교수업적 평가제의 평가기준 및 운영성과 등을 기준으로 평가됐으며 각 항목별 세부평가 기준이 마련돼 각 대학을 평가했다.

이화여대는 이번 평가에서 교육프로그램개발, 수업의 질적 내실화, 졸업생 취업 실적에서 10점 만점을 받았으며 교수업적 평가제에서만 8점을 받아 총점 평균 9.5점을 얻었다.<표1 참조>

특히 이화여대는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취업률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서 만점을 얻음으로써 명실공히 사학 명문의 자리를 확실히 굳히게 됐다.

이화여대는 비록 이번 평가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교육 내실화 각 부문에서 명실공히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할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고 자평 했다.

◎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이화여대는 지난 2000년 1학기부터 전체 교수가 참여하는 세미나식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강의는 교수 1인당 학생 10여명이 배정돼 토론식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과 교수간의 거리를 좁히고 대학 생활에 대한 폭넓은 주제를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화여대 1학년생들은 세미나식 수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새내기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방식으로 세미나식 수업을 꼽고 있다.

이 대학 교무과의 한 관계자는 "세미나식 수업은 인문대에만 68개의 강좌가 개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강의 주제도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영화, 문학, 만화 읽기, 전공지도 등 다양하게 준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는 국제화시대에 맞춰 영어 강의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에게는 별도의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으며 강사의 경우도 재임용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교수들에게도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

◎ 수업의 질적 내실화

이화여대는 또 기초핵심교양수업과 연계전공프로그램이라는 수업 시스템을 갖고 있다. 기초핵심교양수업은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은 강의, 한번은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수업 방식으로 인해 학생들은 전문지식 습득을 위한 다각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이화여대 연계전공프로그램은 어떤 강의 주제와 관련된 학과들이 공동으로 연계해 듣는 수업으로 NGO, 생명공학,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마련돼 있다.

이화여대는 인터넷을 통한 교수 강의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계절학기를 다원화하고 전공과목을 많이 개설하는 등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강의 평가는 기존 평가에서 나타난 무성의한 답변을 피할 수 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신이 수강한 강의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강의 평가를 통해 이화여대는 교수들의 재임용과 승진 시 여러 가지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 지표로 삼고 있으며 우수교수를 선발해 포상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 졸업생의 취업 실적

이화여대는 졸업생의 순수 취업율이 지난 IMF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이 대학 순수취업률은 97년 77.3%, 98년 73.2%, 99년 75.4%, 2000년 75.4%.

98년 초 경제위기로 인한 취업율 감소 때를 빼면 매년 꾸준한 취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전국 평균 취업률보다 20∼30%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표2 참조>

이화여대의 취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표경희 취업센터 과장은 "이화여대는 입체적이고 차별화된 취업 지도 및 모의 면접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학생들의 취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정선된 정보를 줌으로써 학생들에게 맞춤 진로 지도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시험 기간을 뺀 거의 매일 취업 진로 지도를 하고 있으며 특히 선배 이화인들을 초빙해 현장감 있는 취업 경험담과 직업관 등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 같은 대학의 노력으로 매년 취업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난해 상담 건수만 약 5천2백50건에 이르며 개별 지도를 포함하면 약 5천5백여건에 이를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교내 초청 기업 설명회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건실한 기업만을 선정해 열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98년 14개 기업, 99년 15개 기업, 2000년 24개 기업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졌으며 올해는 약 35개 업체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특히 매 학기초에 취업 특강을 열어 취업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으며 영어와 함께 한문 강의를 함께 마련, 각 기업의 입사 시험에 다각적인 준비를 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교수업적 평가제의 평가 기준 및 운영성과

조교수가 되면 부교수·정교수로 자동승진하고 정년까지 임기가 보장되던 교수사회의 해묵은 관행이 깨지고 있다. 이는 교수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이화여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이 교수 승진요건을 까다롭게 했기 때문.

이화여대에서는 올해 승진대상자 1백52명 중 58.6%인 89명만 승진했다. 정교수 내부승진을 제외하면 조교수·부교수의 승진비율은 45.6%. 이는 조교수·부교수의 절반 이상이 승진에서 탈락한다는 의미로, 심사대상 82명 가운데 47명을 통과시킨 작년에 비해 탈락률이 12%포인트 더 증가한 수치다.

김성원 이화여대 교무처장은 "우리는 벌써 수 년째 60% 미만의 승진률을 유지해오고 있다"며 "일단 조교수만 되면 자동적으로 부교수가 되고, 정교수가 되던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단과대학별로 학문의 성격에 따른 질적 평가기준을 마련해 뒀으며 대학 본부에서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갖고 단과대학별 형평성을 맞추고 있다.

이화여대는 대개 누가 봐도 연구활동이 활발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나 연구비를 따온 실적, 영어강의와 인터넷강의를 포함, 강의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교수에 대해 승진의 기회를 주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