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노하우 바탕으로...허경호 언론정보학부 교수


“제가 만든 온라인 토론 인증 시스템은 전 세계 최초입니다. 이제 학생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토론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허경호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사진>가 만든 ‘온라인 영상솔루션 기반 토론능력 인증 시스템(ODCCS; Online Debate Competence Certification System)’이 화제다. ODCCS는 온라인으로 토론을 벌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스템으로 PC와 웹캠, 그리고 헤드셋만 있으면 허 교수가 개설한 ‘온소통(www.onsotong.com)’ 사이트에서 토론 대결을 벌일 수 있다.

얼핏 오프라인 대회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긴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토론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전문심사자가 정해진 척도로 평가해 인증까지 수여하는 시스템은 가히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는 지난 10년 동안 토론대회를 이끌어 온 허 교수만의 노하우도 그대로 들어갔다.

“지난 2000년부터 오프라인 토론대회를 매년 열어왔어요. 그렇지만 항상 시간·공간 문제에 시달려야 했죠. 대부분 토론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 학생들은 서울로 와 1박을 하면서 대회에 참가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진행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오프라인 대회를 온라인으로 옮기니 편리한 점이 많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났고, 평가 역시 수월해졌다. 그리고 전 과정에 꼼꼼한 장치를 마련해 오프라인 토론대회에 버금가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먼저, 토론 주제를 정해 놓으면 토론자가 입장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20분으로 제한된 1회 토론은 입론 5분·질의 2분·반박 3분으로 1인당 15분씩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서로 헤드셋을 착용하고 얼굴을 보면서 토론을 벌이는데, 이 과정은 모두 동영상으로 녹화·저장된다. 심사자는 동영상을 보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채점하고 승패를 결정한다. 토론 참가자는 점수에 따라 일정한 등급을 부여받는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심사자 풀도 조직했다. ‘토론심사 및 코칭 자격 심사’를 개설해 자격증을 발부, 이를 받은 채점자가 현재 40인에 달한다. 이들은 토론 동영상을 보며 정해진 기준에 맞춰 평가를 하게 된다.

이렇게 모든 과정이 온라인에서 진행되다 보면 혹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허 교수는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진행에 따른 오류들에 대해 많이 걱정을 했어요. 그렇지만 토론 참가자의 운영체제(OS)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다 세팅이 되도록 했습니다. 지난 2월 모두 300건의 토론이 진행됐는데, 오류가 난 적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허 교수는 이 시스템을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활용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기숙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아울러 평가 인증 기준도 기초·중급·고급으로 세분화하는 등 업그레이드도 계획 중이다. 토론이라는 아이템 하나로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발전방안들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토론은 ‘살아가는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언제나 이견이 있게 마련이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상대방을 설득하며 소통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이트 이름도 ‘온소통’으로 지었습니다. 제가 만든 온라인 토론 인증 시스템이 학생들의 토론 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