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이 스마트해진다

해외저널·학술자료 실시간 검색… 아날로그 뛰어넘어 디지털 무장

대학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아날로그였던 도서관이 디지털 도서관으로 바뀌고 있다. 또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공간을 넘어 ‘쉼·문화·정보’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본지는 성결대와 공동으로 대학 도서관에 불고 있는 ‘디지털 혁명’, ‘문화공간으로의 변화’, ‘지역과 상생’을 주제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 성결대 학술정보관

■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정보전달 방법 다양화…디지털 도서관으로 변화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도 딱딱한 학습 공간도 아니다. 해외 저널과 학술 자료들의 실시간 검색이 가능하고, 도서 대출현황, 예약, 반납 날짜 등은 휴대폰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처럼 대학 도서관이 최근 디지털화 되는 것은 매체가 출판자료 뿐 아니라 영상자료, 디지털 자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형구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사무총장은 “예전엔 출판자료 이외에는 전달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출판자료 외에도 e-북, e-저널 등 다양한 매체가 생겨나면서 정보전달 방법이 다양해졌다”며 “매체가 변화하고 정보전달 방법도 달라졌기 때문에 도서관들도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춰 변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이책이 주였던 과거에 비해 전자책과 종이책이 공존하고 있는 지금, 대학 도서관도 이에 맞춰 자연스럽게 디지털 도서관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서관이 지루한 공간이라는 건 옛말이다. 요즘 도서관은 대학생들의 ‘휴식 공간’으로 통한다. 도서관 로비에서는 사진·그림 전시회나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고, 소극장에서 영화 감상도 가능해졌다. 도서관이 멀티미디어 해외 저널과 학술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최근 많은 대학 도서관들이 지역민들에게 문턱을 낮추고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도서관의 전 시설 이용은 물론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생활, 정보, 교육 프로그램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대학 도서관의 진화…어린이영어도서관, 자동서고 시스템 등 도입

전자책의 역습이 시작되면서 대학 도서관도 시대에 발맞춰 최첨단 시설로 무장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서고시스템을 도입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가 하면 대학을 대표하는 멀티플렉스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 5월 문을 연 전주대 스타센터는 개관과 동시에 이 대학의 랜드마크가 됐다. 지하 2층 지상 4층 총 면적 2만4899㎡ 규모를 자랑하며 시설 또한 최첨단으로 무장했다. 스타센터에는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비롯해 디지털 문화시설, 동시통역 시설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강의실, 학생서비스센터, 취업지원센터, 어린이영어도서관까지 갖춘 멀티플렉스다.

특히 첨단 IT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도서관은 출입구에서 학생증을 대면 빈 좌석을 안내하고, 40분 이상 자리를 비울 경우 공석으로 자동 처리된다. 또 모바일을 통한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해 공지사항·대출정보·희망도서·신청내역조회 등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동으로 책을 찾아주는 대학도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성결대 학술정보관은 국내 대학 최초로 자동서고시스템을 도입해 개관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타 대학들의 벤치마킹 1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학술정보관은 자동으로 책을 찾아주는 로봇 공학 시스템을 활용한 최첨단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꼽힌다. 학술정보관 1층에 설치된 자동서고 시스템은 280m2 넓이에 지상 1층에서 지상 2층에 이르는 2개 층 높이의 규모로 약 20만권의 보존서고를 자동으로 입·출고할 수 있는 자동화 인프라를 자랑한다.

특히 자동서고 시스템 도입으로 책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었기 때문에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이용 빈도가 낮은 자료를 자동서고에 별도로 배가함으로써 일반 자료열람실의 활용도를 높였다. 자동서고 시스템은 또 자료를 찾는 시간과 노력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학술정보관에는 자동서고 시스템 외에도 편리하고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디지털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교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실제 종이를 넘기듯 신문을 볼 수 있는 전자신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국회도서관 자료를 비롯해 각종 정보검색 등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검색실과 영화상영이 가능한 소극장도 마련하고 있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 개관한 명지대 방목학술정보관은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한 도서관이자 문화전시공간으로 불린다. 최근 대학 도서관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는 그 중 단연 선두주자로 꼽힌다. 방목학술정보관은 최첨단 유비쿼터스 환경은 물론 웹 2.0 환경을 갖추고 있다. 건물 전체에 무선인프라를 구축해 선도적인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했다.

또 휴대폰을 통한 도서관 서비스의 이용·참여 기능을 장착하는 등 학생들의 편의와 소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동시에 문화와 휴식이 가능한 공간을 위해 오프라인 문화전시 공간과 수족관을 디지털 기술로 옮겨온 ‘방목 아티제(Artisee)’와 ‘MU-아쿠아리움’을 운영하고 있어 ‘학술정보공간’과 ‘문화와 휴식 공간’, 두 가지 색깔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인터뷰] 심혜영 성결대 학술정보관장

“도서관은 소극적으로 있으면 가만히 있는 공간이고, 적극적으로 하면 연구, 교육,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최근 대학 도서관들이 최첨단 시설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그 가운데 성결대 학술정보관만의 특징을 꼽는다면.
“첫 번째는 역시 자동서고 시스템이다. 자동서고는 1층 한쪽 공간에 위치해 있는데, 열람실 4분의 1 가량의 공간만을 차지한다. 하지만 장서 40만권 중 18만권이 들어가 있다. 자동서고는 책이 기본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이 적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 때문에 학술정보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훨씬 늘어났다. 타 대학들이 성결대 학술정보관을 벤치마킹 하는 이유 중 하나도 공간 활용도 때문이다. 더불어 학술정보관은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세련미에 학생들이 안락함과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딱딱하고 답답한 도서관 이미지보다 환하게 트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전면을 유리로 했다. 학생들이 외부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 학술정보관 신축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최근 많은 대학들이 건물을 많이 짓다보니 정작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적어지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이 학교에 오면 강의실 외에는 마땅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이젠 학술정보관이 편안하게 쉬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 교수님들은 사실 학술정보관을 짓기 전에 강의동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학술정보관이 완공된 이후에는 다들 굉장히 좋아하고 만족해한다. 학술정보관에서 교수님들의 매체 활용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업을 할 때 그룹세미나실이나 소극장을 이용하거나 DVD등 영상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어 더 편리해졌다.”

- 실제 학생, 교수 등 학내 구성원들의 이용률에도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용률이 상당이 증가했다. 사실 처음엔 학생들이 이용방법이나 서비스 내용을 잘 몰라 이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올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학술정보관 투어를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이용률이 지난해(1000명)에 비해 1.5배정도 늘었다. 그 중 신입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앞으로 학생들이 학술정보관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 성결대 학술정보관에서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히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개관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학술정보관 홀에서 음악회를 열고 있다. 지난 학기 2주에 1번에서 이번 학기부터는 1주에 1번으로 늘렸다. 주로 음대학생들이나 음악 동아리 학생들이 30분 정도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또 사진 동아리들의 작품 전시회도 개최했었다. 이처럼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에서 필요한 전시나 공연 공간이 필요할 때 학술정보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교수들을 위해 지난학기 ‘참고문헌 작성 및 관리 프로그램’, ‘온라인 설문조사’, ‘통계분석 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아 다음 학기부터는 공식 프로그램화할 생각이다. 더불어 교직원 자녀 (중학교 이상)들에게는 열람증을 발급해주고 학술정보관의 자료, 시설, 공간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최근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공간에서 정보와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추세에 맞춰 어떻게 활용되길 원하나.
“대학생들이 조금 더 학술적이고 대학생들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학술정보관이 활용되길 바란다. 현재 대학 문화는 대중문화 속에 휩쓸려 가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 대학 축제에서도 대학 문화를 독자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적다. 학생들이 학술정보관을 이용하면서 대학생다운 기획을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학술정보관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열심히 홍보하고 알릴 생각이다.”

- 성결대 학술정보관은 현재 많은 대학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선도 학술정보관으로서의 향후 발전 계획이 궁금하다.
“다음 학기부터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그룹을 짜서 신청을 하면 책을 제공하거나 다른 지원 등을 해줄 생각이다. 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영상 자료 상영을 많이 늘릴 계획이다. 보통 학생들이 잘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학술정보관에서 소장하고 자료들을 최대한 많이 노출시켜 학생들의 실질적인 이용률을 높일 생각이다. 또 교수나 대학원생을 위한 연구 지원 프로그램과 기획 전시회 등도 늘릴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