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발전의 견인차로 내일의 등불이 되라'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았던 15년전, 대학가 정보를 담아낸 한국대학신문의 출범은 대학인에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느낌은 당시 대학간에 정보를 나눌만한 특별한 매개체가 흔하지 않은 탓으로 구전(口傳) 등에 의존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대학가에는 한국대학신문과 더불어 몇 개의 범 대학 전문지가 있어 왔다. 그런데 일부 매체들은 대학가의 참 모습을 담아내기보다는 내용의 가벼움과 상업광고의 비중 확대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자진 폐간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운 부분이다. 동종의 매체끼리 서로 경쟁을 해야 서로를 채찍질 할 수 있고, 대학의 발전을 추동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우리의 경제 사정이나 여러 주변환경을 살펴볼때 한국대학신문도 오늘이 있기까지는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독자를 위하여, 아니 우리 대학을 위하여 ‘대학정론 추구’ ‘대한문화 창출’ ‘대학여론 선도’라는 발행목표를 충실히 견지해온 것에 대하여 경하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어쨌던 한국대학신문은 우리나라 대학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대학가의 연구 문화 봉사활동 등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동정을 실으면서 그 정보채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편집방향은 열독율을 높이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사회에 까지 독자층을 넓히고 있으며, 특히 각 대학의 홍보담당자들에게는 필독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한국대학신문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 측면의 이면에는 그 부정적 측면도 뒤따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한 점에서 우선 대학교육의 바로 세우기라는 미명아래 대학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기사는 가급적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이는 언론이라는 막강한 힘으로 대학내부의 문제까지도 ‘콩 나와라, 팥 나와라“고 지나치게 파헤친다면 그것이 오히려 독(毒)이 되어 우리 대학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대학가 소식이 몇개 대학에 편중된다거나 공급자 중심의 편집으로 이루어지면서 일부 대학이 소외를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기회를 공평하게 열어 놓는 한편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기사를 취사선택해야 할 것으로 본다. 요즘 대학의 학보들이 학생기자 중심으로 제작되면서 독자인 같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좋은 반면교사이다. 아울러 대학인들에게 유익한 정보매체로서 자기 성찰과 변화욕구에 대응하는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대학들도 생존게임을 하면서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항간에 대학들이 학문은 첨단을 추구하면서도 교육인프라는 아날로그 수준이라고 빗댄다. 한국대학신문을 교육인프라의 한 부분으로 설정한다면 대학교육에 대한 비전 제시와 그에 봉사할 수 있는 전문성은 당연한 요구가 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대학신문이 지향해야 할 점은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코드를 찾아 도전하는 일이다. 도전정신이야 말로 미래창조의 원동력이 될 테니까. 영향력 있는 매체일수록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이 진정 대학을 위하고 대학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인지를 다시 한번 각인함으로써 한국대학신문이 더욱 사랑받는 매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신관호 / 한국대학홍보협의회 회장(동국대 홍보실장)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