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이라고 하면 한국인은 주로 미국 유학을 연상한다. 그래서 미국 유학이 마치 해외 유학의 대명사처럼 쓰일 때도 있다. 이렇게 해외 유학이 미국으로만 쏠린 것은 그곳이 모든 학문의 최고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세계적 강대국이라는 것도 원인이지만 그렇게도 많이 우리의 기지촌 여성들이 설움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듯이 한국의 특수 사정 때문에 학생들도 미국을 더 많이 선택한 것이다. 지금도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해외 유학 박람회를 봐도 그렇다. 미국중심의 유학 박람회이며, 그 다음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같은 아시아는 뒷전이다. 이렇게 특정국가 특정지역으로 만 쏠리는 유학은 문화적 편식이며 더 나가서 그것은 문화적 종속이 되고 경제적 종속도 되고, 자칫하면 국가적 위기가 그 때문에 초래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지난해 말 중국에서 발표한 유학생 현황을 보면 전체 8만5천여명의 중국 유학생중 한국 유학생이 3만6천여명으로 가장 많다. 거의 반에 가깝다. 일본은 우리보다 반도 안되는 1만6천여명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유학정책이 따라주지 않아도 이렇게 학생들이 스스로 이 나라의 잘못된 유학풍토에 궤도 수정을 가하고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13억 인구의 중국은 지금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고 있고, 그곳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머지않아서 서구 영어권의 당당하던 해는 석양이 되고 중국이 우뚝 솟아오르리라고 보는 문명사가들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만일 남북의 길만 제대로 열리면 우리가 동북아의 중심국이 되는 것은 결코 희망사항만은 아니다. 그냥 중심국가가 아니라 가장 영향력 있는 이 지역 일등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다만 교육부가 이런 시대 변화를 바라보며 얼마큼 새로운 교육정책을 펴주느냐가 관건이고 또 하나는 정치권이 문제다. 강대국들이 쳐 놓은 지뢰밭 철조망문이 간신히 열리려고 하는데 훼방만 하고 기득권만 챙기며 자식들 이미 빼돌려 놓은 외국으로 도망 갈 준비만 갖추고 있는 정치꾼들이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참신하고 당당한 젊은이들과 양심적인 교수들이 앞장서서 역사를 끌어간다면 우리의 영광은 현실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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