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의 창간 13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우리 나라는 특정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지가 거의 뿌리내리지 못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교육' 문제라는 한우물에만 집중하고 있는 한국대학신문의 나이가 벌써 강산이 변할 만큼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또한 감탄할만한 일입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학교붕괴라는 말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학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교육붕괴의 근본적인 원인을 대학이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줄세우기 교육 아래 점수따기 경쟁을 통해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대학에서 또다시 사회진출을 위한 새로운 취업공부에 매달립니다. 대학은 사회진 출을 위한 거대한 취업학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진리탐구나 인격연마는 교육당국자의 뒷벽에 걸려 있는 액자 속에만 남아 있는 죽어버린 구호일 뿐입니다. 이 모든 문제를 풀어갈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교육당국은 물론이고,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풀어갈 동반자 가운데 하나가 한국대학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개혁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는 나로서는 한국대학신문 지면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일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신문 발행 초창기의 엉성한 모습과 견주어 볼 때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밝혀내는 한국대학신문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특히 사립학교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보고 한국대학신문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청년이 되어가는 한국대학신문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설혹 한국대학신문의 논조나 편집방향, 또는 구체적인 기사에서 잘못이 있더라도 지금까지는 양해가 되었을 것입니다. 척박한 현실에서 이만큼 자라준 것만도 격려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 한국대학신문은 그 이름과 지면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만큼 한국대학신문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지위와 몫 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대학신문의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하면서 다시 한번 창간 13주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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